12살 '해리포터 소녀' 비극…할머니집 갔다 인질, 끝내 숨졌다

소설 '해리포터' 주인공 복장을 하고 찍은 사진으로 화제를 모은 이스라엘 소녀 노야 단(12)이 할머니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 이스라엘 엑스 캡처

소설 '해리포터'의 열혈 팬으로 책 속 주인공 복장을 하고 찍은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은 이스라엘 12세 소녀가 할머니와 함께 사망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자폐증을 앓던 이스라엘 소녀 노야 단(12)이 할머니 카멜라단(79)과 함께 전날 가자지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며칠 전 이스라엘군이 시신을 회수하는 작전을 펼쳤고, DNA 검사를 통해 두 사람의 신원을 확인했다.

카멜라는 오는 24일 80세 생일을 앞두고 있었고, 가족들은 그의 생일 파티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7일 카멜라의 집이 있는 이스라엘 남부 키부츠 니르오즈에 머물다 사라졌다. 당시 노야는 카멜라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기 위해 그곳을 찾았는데, 가족들은 이들이 하마스 대원에게 발각돼 인질로 붙잡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야는 이스라엘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통해 대중에 알려졌다. 소설 '해리포터' 속 주인공들이 한 넥타이를 매고, 마법 지팡이와 히브리어판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이다.

해당 사진으로 노야는 하마스의 표적이 돼 무고하게 희생되고 있는 이스라엘 어린이들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이 사진은 현재까지 30만회 가까이 조회됐다.

'해리포터'의 원작자인 J.K. 롤링도 노야의 사진을 공유하며 "아이들을 납치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야 단을 비롯해 하마스에 납치된 모든 인질이 가족에게 안전하게 돌아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