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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 '반도체 미래기지' 찾은 이재용, 위기 속 정면돌파 선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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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미래 경쟁력을 위한 ‘반도체 초격차’ 기치를 재확인했다. 오는 27일 회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상징적인 현장에서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경영 유산을 승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취임 1주년 앞두고 기흥·화성 캠퍼스 방문 #이어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 음악회 참석

20조 투자해 ‘반도체 미래기지’ 탈바꿈

이 회장은 19일 오후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봤다. 기흥은 1983년 삼성이 처음으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개발해 그해 D램 시장 세계 1위에 올랐고, 이듬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제패한 성공 신화의 산실이다.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기흥을 차세대 반도체 핵심 연구기지로 육성하기로 하고 기존 오래된 생산라인 일부를 R&D 시설로 전환 중이다. 이를 통해 기흥 캠퍼스는 연구·생산·유통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단지로 재탄생한다. 여기에 20조원이 투입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특별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차세대 연구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바 있다.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 회장은 현장을 점검한 뒤 “대내·외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로 자리를 옮겨 반도체(DS)부문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메모리·파운드리(위탁생산)·팹리스(설계) 등 반도체 전 분야에 걸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화성 캠퍼스는 지난 2020년 10월 작고한 이건희 선대회장의 영정이 수원 장지로 향하기 전 들른 곳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 삼성전자

이날 간담회에는 경계현 DS부문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경영자(CTO) 등이 참석해 ▶첨단 공정 개발 현황 ▶기술력 확보 방안 ▶공급망 대책 등을 논의했다.

반도체 위기 속 ‘정면돌파’ 선언 

재계에선 이 회장의 이날 반도체 현장 점검에 대해 ‘미래 지향적 승계 행보’라고 분석한다. 오는 25일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3주기이고, 이틀 뒤 27일은 이 회장의 취임 1주년 되는 날이다. 이에 삼성은 지난 18일 ‘신경영 선언’ 30주년 국제학술대회를 후원하며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되새기는 자리를 가졌다. 이어 이 회장이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등 최근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사업 현장을 찾아 삼성의 리더로서 ‘반도체 이니셔티브(주도권)’을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신경영 선언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발언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신경영 선언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발언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이재용호(號)’가 공식 출범한 이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 침체와 반도체 수요 하락 등의 여파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 9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반도체에서 2조~3조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위기를 ‘기술’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우리가 할 일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다”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19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삼성 일가가 참석해 고인을 기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진 삼성전자

19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삼성 일가가 참석해 고인을 기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진 삼성전자

이 회장은 이어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의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삼성 임직원과 인근 주민, 협력사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함께하며 고인을 기렸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 발전은 물론 문화·예술 육성으로 사회에 공헌하고자 했던 이건희 선대회장의 뜻을 계승해 나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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