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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누적' 한전 국감…"전기요금 인상 소신껏" "자구책 흉내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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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뉴스1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뉴스1

막대한 적자와 부채가 쌓이면서 재무 위기에 놓인 한국전력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다. 여야는 전기요금 인상·경영 정상화를 두고 미묘하게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전은 지난 2021년 이후 누적 적자 47조원, 올 6월 말 기준 총부채 201조원 등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에너지 위기 등으로 전기를 비싸게 사와서 싸게 파는 '역마진' 구조가 자리잡으면서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뼈를 깎는 한전 자구 노력'을 요금 조정의 전제조건으로 강조하고 있다. 19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전·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국감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전 위기가 심각한 만큼 전기요금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한정 의원은 "(한전 사장이라면) 선 구조조정, 후 요금 조정이 아니라 요금 정상화와 구조조정 병행을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회재 의원은 "(한전 사장이) 전기요금 인상을 이야기했다면 소신을 갖고 해야 한다. (산업부) 장관이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접어버리면 한전 직원과 국민의 신뢰감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전기요금 조정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인상 지연을 문제 삼거나 한전의 추가적인 재정 건전화에 방점을 찍었다. 최형두 의원은 "(지난 정부) 5년간 올리지 않던 전기요금을 갑자기 올려야 하니 서민 경제도 어렵게 만든다"면서 "한전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나라에 큰 부담을 안기면서 블랙아웃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자근 의원도 "한전이 자구책 흉내만 내고 있다. 한전 내 직원들이 심각성을 공유하지 못 하는 거 아닌가"라면서 "(각종 사내 혜택 등) 새는 바가지에 집중해주길 부탁한다. 한전이 노력도 안 하는데 추가 전기료 인상에 국민이 이해해줄까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동철 한전 사장은 "천문학적인 부채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정상화가 필요하다"면서도 "국민 눈높이와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 부담 등을 생각하면 한전이 해야 할 최대한의 자구 노력은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달 취임한 '정치인 출신' 김동철 사장의 전문성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김 사장은 한전 전문가도 아니고 에너지 정책 등에 종사해 본 적도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로 '보은성 낙하산 인사'로 여기 앉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사장이 과거 국회 산자위원장을 지낸 점을 언급하면서 "이런 분을 전문성이 없다고 하면 이 자리 위원 모두가 전문성 없는 무지한 사람이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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