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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저하고', R&D예산 삭감, '세수 펑크'…기재부 국감서 격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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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왼쪽 첫째)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재부 국정감사에 앞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왼쪽 첫째)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재부 국정감사에 앞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경제 컨트롤타워’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정부의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 경기가 침체하다 하반기 반등)’ 경제 전망,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포함한 긴축 예산, 역대 최대 규모 세수(국세수입) 추계 오차 등을 놓고 격론이 오갔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4%(정부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렵다. 이유가 어떻든 물가도 올라가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 (출범) 1년 반도 안 돼서 국가부도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준현 의원은 “정부가 낙관적 경제 전망으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며 “국민은 ‘하고(下高)’가 아니라 ‘하저(下低)’라고 본다”고 날을 세웠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경제가 0.9% 성장했는데,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두 배 정도 성장할 것”이라며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 흐름이 좋아지고, 내년으로 가면 (흐름이) 더 또렷해질 것이라고 계속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산업활동 지표가 크게 반등했고, 9월 수출 감소 폭이 12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대외 변수를 말하는데 주요국 성장률 전망이 상향될 때도 우리만 꾸준히 하향됐다”며 “일본에 25년 만에 성장률이 역전됐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대만에도 역전됐다”고 꼬집었다. 추 부총리는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때 성장 감소 폭이 컸고, 회복 과정에서 소폭 오르는 것”이라며 “우리는 (2019년 대비) 7~8% 성장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전 정부의 400조 빚은 납세자에 대한 사기 행위”라고 발언한 것을 들어 “재정의 역할을 부정하고 전 정부 부정에만 집착하며 경제 위험신호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들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물론이고, (부채) 절대 규모도 줄었다”고 방어했다.

정부가 내년 R&D 예산을 16%가량 줄인 것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전 세계 국가가 R&D 투자를 늘리며 기술 경쟁에 한창인데 한국만 줄였다”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R&D 예산이 10조원에서 20조원까지 늘어나는 데 11년 걸렸는데,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는 가는 데는 3년 걸렸다”며 “한 번은 나눠먹기식, 뿌리기식 예산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제도 운영에 대한 개선도 언급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예타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입법 필요성을 주장하자 추 부총리는 “1차로 관계부처에서 사업 타당성을 먼저 보고 예산을 제출하는 식의 중간 점검 과정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수 추계 오차에 대해서는 정부가 머리를 숙였다. 세수 예측이 틀려 올해 국세 수입이 59조1000억원 줄어든다는 전망에 대해 추 부총리는 “상당한 규모의 세수 전망 추계 오차가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며 “국회예산정책처와 협업을 강화하고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의 컨설팅을 받아 제대로 추계하는 등 개선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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