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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강사 돈 수억 받은 교사…경찰, 사교육 카르텔 64명 송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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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 연합뉴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는 전·현직 교사와 대형입시학원 간 유착 등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와 관련해 110명을 수사하고, 이 가운데 6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수억원 받고 일타강사 연락한 교사 등 ‘카르텔’ 수사 

국수본이 수사한 79건 가운데 6건은 카르텔 사건으로 분류됐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은 35명으로 전·현직 교사 25명, 강사 3명, 학원 관계자 7명 등이다. 연루된 학원은 ‘시대인재’ 등 21곳이다. 국수본은 지난 11일 시대인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경찰은 8월 국세청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대형 입시학원 5곳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현직 교사 명단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전·현직 교사 700여 명이 입시학원·강사들에게 문항을 판매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 중이다. 국수본은 이들 가운데 수수금액, 수능 출제위원 경력 등을 고려해 입건 대상자를 추리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문항 판매 사실을 은폐하고 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에 참여한 혐의로 현재까지 22명의 현직 교사를 입건했다. 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들이 문항을 사전에 유출하거나 대형 입시학원 등에 판매한 혐의로도 2명이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국수본은 또 ‘수능 일타강사’로 알려진 대형학원 강사로부터 수억원을 수수하고 수능 출제 전후 빈번하게 연락한 현직 교사 등 6명도 수사 선상에 올렸다. 특히 한 현직 교사는 수능 ‘일타강사’ 측으로부터 수년간 수억원을 수수하고 수능 출제위원단으로 선정된 때로부터 출제본부를 퇴소한 이후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수본은 설명했다.

허위 광고, 미신고 운영 등 단순부조리도 76명 수사 

국수본은 단순 부조리 사건 73건(76명)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수능 출제위원 경력을 허위로 내세워 문제집을 출판·판매한 교육 콘텐트 업체 대표, 관할 교육청에 등록 또는 신고하지 않고 학원이나 교습소 등을 운영한 불법 과외 관계자 등이 포함됐다.

한 교육 콘텐트 업체 대표는 수능 출제위원 경력을 과장해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수능 대비 기출 문제집을 출판한 혐의로 전날(17일)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문제집 홍보 과정에서 허위 경력을 강조한 혐의도 받는다.

병무청의 수사의뢰를 받아 한 연구소도 수사중이다. 병역 의무가 있는 사람이 연구소나 산업체 등 병역지정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이나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하면 병역 특례를 인정받는데, 병역지정업체인 한 연구소의 전문연구요원은 자신의 업무인 교육 콘텐트 개발을 넘어 입시·내신 문제를 출제한 정황이 포착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공평한 기회를 박탈하고 교육시스템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변질시키는 사교육 비리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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