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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11월 9일 파업"...정원 2200명 감축방안 두고 노사 대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다음 달 파업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음 달 9일부터 파업 돌입할 것"  

서울교통공사 연합교섭단은 18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감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다음 달 9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연합교섭단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앞서 사용자 측은 심각한 재정난을 개선하기 위해 2026년까지 전체 정원(1만6367명)의 13.5% 수준인 2212명을 외주화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이에 연합교섭단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교섭단에는 MZ세대를 주축으로 2021년 설립한 올바른노조는 빠져 있다.

서울교통공사 민주노총·한국노총 연합교섭단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파업찬반투표 결과 발표·투쟁방침 공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교통공사 민주노총·한국노총 연합교섭단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파업찬반투표 결과 발표·투쟁방침 공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와 서교공)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안은 결국 시민과 노동자 안전을 위협하고 공공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교섭단은 오히려 안전인력 771명 채용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인력감축안에 반대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뉴스1

지난해 11월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인력감축안에 반대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뉴스1

파업 찬반투표에 73.4% 동의 

연합교섭단은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전날(17일) 서교공 사용자 측과 연합교섭단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최종 조정 회의에 나섰으나 합의안에 이르지 못했다. 둘은 7월 11일 1차 본교섭 시작 이래 총 10차례 교섭(본교섭 3회·실무교섭 7회)했다. 12∼16일 파업 찬반 투표 진행결과 73.4% 찬성률로 가결됐다.

하지만 서울시와 서교공은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서울지하철은 원가보다 지나치게 낮은 요금에, 무임승차 제도 등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승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승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적자 발생 불가피한 상황인데

최근 서울지하철 기본요금이 8년 만에 1400원으로 150원 올랐다. 하지만 1인당 수송원가 2000원(2021년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만 65세 이상 노인 등에게 적용하는 무임승차 제도에 따른 적자 규모도 만만치 않다. 무임승차 제도는 정부에서 도입한 제도이나 자치단체에 적자를 보전해주지 않고 있다. 서교공의 당기순손실은 2020년 1조1137억원, 2021년 9644억원, 2022년 6420억원에 달했다.

한쪽에선 파업 명분이 떨어진단 지적도 나온다. 기본요금 인상으로 시민에게 교통비 부담을 준 만큼 서교공도 자구 노력이 필요해서다. 더욱이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노조 활동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주는 ‘근로시간 면제제도’를 악용한 서교공 노조간부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일해야 하는 날에 무단결근하고 월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파업 땐 하루 만에 극적 타결 

한편 파업이 현실화하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발생한다. 연합교섭단은 사용자 측과 필수유지업무 협정에 따라 파업 때에도 지하철을 멈추지 않는다. 다만 파업 시 평일 운행률이 노선에 따라 53.5%(1호선)에서 79.8%(5∼8호선)까지로 줄게 된다. 공휴일 운행률은 1∼8호선 모두 반토막이다.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30일 6년 만에 이뤄진 서울지하철 파업은 젊은 노조원이 등 돌리고 지하철 운행률이 떨어지면서 사고위험이 커지자 하루 만에 끝났다. 파업 당일 퇴근시간 소셜미디어에는 “지하철, 지옥철이에요. 살려줘요” “떠밀려서 넘어질 것 같아. 무서워” “교통카드도 못 찍을 정도로 사람이 밀려 있어” 등 발 디딜 틈 없는 지하철과 역사 내부 소식을 전하는 글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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