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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자 송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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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나원정 기자 중앙일보 기자
나원정 문화부 기자

나원정 문화부 기자

코미디언 송은이(50)가 영화제작자로 변신했다. 대학 선배이자 32년 지기 장항준 감독의 스릴러 ‘오픈 더 도어’(25일 개봉)로 처음 극장가를 두드렸다. 그가 설립한 ‘컨텐츠랩 비보’가 ‘범죄도시’ 제작사와 공동 제작했다. 1993년 KBS 데뷔 이래 30년 만의 도약이다. 송은이는 “어떻게 하다 보니 영화까지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겸손이다. 그간 숱한 도전을 해온 그이기 때문이다.

송은이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우동집을 했을 때도 부끄러워하긴커녕 “우리 집 맛있다”며 친구들을 몰고 왔었다. 방송 일이 순조로웠던 데도 이런 긍정적 성격이 한몫했다. ‘남초’ 예능 홍수 속에 여성 예능인이 외면받자, 여성 후배들과 케이블채널 예능 ‘무한걸스’로 뭉쳤다. 출연 기회가 줄자, 팟캐스트·유튜브 제작사를 차렸다. ‘컨텐츠랩 비보’다. 회사 이름은 2년 후배 김숙과 진행 중인 고민 상담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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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이는 손대는 팟캐스트·유튜브마다 성공했다. 평소 주변의 재능을 뒷바라지한 그의 기획력이 돋보였다. 4년 전엔 연예기획사도 차렸다. ‘선한 영향력’이란 그의 철학이 새 흐름을 만들었다.

불황의 영화판에 뛰어든 동력도 이런 장기적 안목과 애정이다. ‘오픈 더 도어’도 제작비 4000만원짜리 단편이었으나 송은이의 지원 덕분에 장편으로 완성됐다. 그는 “영화제작을 혹독하게 배우고 있다.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좋은 콘텐트가 되고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언제나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재미난 걸 만드는 창작자가 되고 싶어요.” 영화제작자 송은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