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천 우주항공청 전문인력 양성, 미국 나사가 도와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8면

박완수 경남지사(오른쪽)와 메러디스 맥케이 나사(NASA) 본부 부국장보. [사진 경남도]

박완수 경남지사(오른쪽)와 메러디스 맥케이 나사(NASA) 본부 부국장보. [사진 경남도]

4만7087㎞. 박완수(국민의힘) 경남지사가 해외 출장을 위해 이동한 항공편 거리다. 지구(둘레 4만75㎞) 한 바퀴를 넘는다.

그는 지난 6월 프랑스를 찾은 데 이어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8박 10일 미국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박 지사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찾은 이유는 경남 사천에 들어설 ‘우주항공청(KASA)’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기 위해서다.

우주항공청은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라 할 수 있다. 박 지사는 유럽 ‘우주 심장부’로 불리는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에 이어 세계 최고 우주개발 기관 ‘나사’를 찾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광역단체장 중 나사 본부를 방문한 것은 박 지사가 처음이다.

박 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남대표단은 지난 5일과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나사 본부와 메릴랜드주 고다드우주비행센터 등을 찾았다. 1559년 설립된 고다드우주비행센터는 나사 최초 우주센터이자 최대 연구조직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과학자·엔지니어만 1만여명이 넘는다. 이날 경남도는 국제 인턴십을 통해 우주항공청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인적 자원도 교류하기로 나사와 합의했다.

이번 방문으로 나사 측과 소통 채널을 확보한 도는 향후 경남 우주항공 기업이 나사 등이 마련한 국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 계획이다. 매킨지 리스트럽 고다드우주비행센터장은 “(우주항공 관련) 사업은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고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며 “우주항공청이 설치되면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도는 메릴랜드주와 ▶기업·대학·연구기관 격년제 교류 방문 ▶국제공동 연구개발 등 우주항공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메릴랜드에는 미국 최대의 방산회사인 록히드마틴 본사와 고다드우주비행센터 등 우주항공 기업과 연구시설이 모인 첨단산업 중심지다.

하지만 정작 우주항공청 개청을 위한 특별법은 여야가 대립하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안건조정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우주항공청이 연구개발을 뺀 총괄·조정·기획·설계·집행에 한정한 기능만 수행할 것을 주장했다.

항공우주연구원 등과 업무 중복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항우연과 천문연구원 등이 수행할 수 없는 새로운 분야를 우주항공청이 연구 개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보다 앞서 당초 여야는 올 추석 전인 지난달 25일까지 특별법안 처리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었지만, 원내 지도부 총사퇴 등 민주당 내부 여건으로 지켜지지 못했다.

박 지사는 “(이번 나사 방문을 통해) 우주항공청이 우주항공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위해선 기획과 연구·개발(R&D) 등 모든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정치권도 우리 우주산업의 육성을 위해 대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