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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위증교사' 별도기소 왜…영장기각 그날 판사가 준 '힌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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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김용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증교사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2018년 5월 경기지사 후보 TV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을 때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씨에게 법정에서 위증을 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변호사 시절인 2002년 백궁정자지구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을 캐는 과정에서 최철호 KBS PD와 공모해 검사를 사칭한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해당 토론회에선 이를 부인해 재판에 넘겨졌었다.

“정치적인 배경있다고 말해달라”…결국 무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저녁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일대에서 열린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의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저녁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일대에서 열린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의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당선 이후인 2018년 12월 22~24일 김씨에게 직접 여러 차례 전화를 해 “(김병량이) 고발을 했는데 어쨌든 나를 잡아야 하잖아”라며 “내가 타깃이었던 거. 이게 매우 정치적인, 또 배경이 있던 사건이었다는 점들을 좀 얘기해주면 도움이 될 거 같아”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뭐 크게 저기 한 기억도 잘 안 난다”고 여러 번 말하고도 결국 이 대표의 요구를 들어줬다고 보고 이날 이 대표와 함께 위증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이 대표가 불러준 대로 진술서를 작성하고 2019년 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김병량 전 시장 측이 최 PD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대신 이재명 단독 범행으로 몰아간 것’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에게는 결국 2019년 5월 무죄가 선고됐고 이 판결은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법원도 “소명됐다”…검찰, 별도 기소로 속도

지난해 9월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중앙지검은 16일 이 대표를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4번째 기소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중앙지검은 16일 이 대표를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4번째 기소다. 연합뉴스.

 이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은 지난달 27일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그 사건이다해당 의혹은 백현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이 대표가 김인섭씨를 통해 백현동 개발 특혜를 준 배경에는 김진성씨의 위증에 대한 보은 성격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때 이 대표의 측근으로 백현동 사업 당이 브로커로 활동했던 김인섭씨는 김진성씨와 26년지기다. 위증교사와 관련해 이 대표 측 요구사항을 김진성씨에게 전달하는 창구로도 기능했다.

다만 검찰은 백현동 사건은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과 구조가 유사한 ‘지방자치 권력의 민간유착’ 사건으로 보고 병합신청을 했지만 위증교사 사건에 대해선 “이미 무죄 판결 확정돼 종결된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파생한 별도 범죄혐의”라며 “정범인 김진성씨와 함께 공소 제기할 필요성 등을 고려해 기존 재판에 병합을 신청하지 않고 별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위증교사 의혹의 경우 상대적으로 입증 정도가 높고, 구조가 간단한 점을 들어 재판 결과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북송금 의혹, 수원지검 재이첩 

2018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무실에서 이화영 전 당시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관했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16일 다시 수원지검으로 내려보냈다. 뇌물수수 공범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뇌물공여자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등 수사와 재판 효율성을 고려해서다. 사진 경기도.

2018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무실에서 이화영 전 당시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관했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16일 다시 수원지검으로 내려보냈다. 뇌물수수 공범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뇌물공여자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등 수사와 재판 효율성을 고려해서다. 사진 경기도.

 검찰은 이날 구속영장 청구를 위해 수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관했던 이 대표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도 다시 수원지검으로 돌려보내 보강수사를 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발부됐을 경우엔 각 사건을 분리 기소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영장은 기각됐고 특히 뇌물수수 공범인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뇌물공여자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수원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는 점 등 재판 및 수사 효율성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찰의 위증교사 관련 이 대표 기소는 윤석열 정부 들어 4번째다. 검찰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고(故)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하는 등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혐의로 지난해 9월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고, 지난 3월엔 대장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지난 12일엔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일반적인 배임 사건의 경우 회사 총수가 직접 결재를 하지 않고 하급자를 통해 대신 결재를 하는 등이 다툼의 대상이 되지만 이 대표의 경우 직접 사업 결재를 한 증거들이 이미 다수 확보된 상태”라며 “이보다 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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