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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표 60%가 낙하산…발전공기업의 수상한 '209개' 자회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13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한국전력 산하 발전공기업이 200개가 넘는 출자사 및 자회사를 만든 뒤, 60%가 넘는 곳의 대표이사로 모기업 및 산업부 출신의 일명 ‘낙하산’을 앉힌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16일 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한국수력원자력·지역난방공사 등 7개 발전공기업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7개 발전공기업이 출자하거나 직접 설립한 자회사는 총 209개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 및 발전공기업 등 모기업과 산업부 출신이 대표로 있는 곳이 127곳으로 비율이 60.7%에 달했다.

이들이 출자사·자회사와 계약을 맺으면서 대부분 경쟁계약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맺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남동발전의 경우 2017~2023년 7년 동안 출자사·자회사와 총 51건의 계약 맺었는데 51건 모두가 수의계약이었다. 같은 기간 중부발전(34건)과 남부발전(18건)도 자회사·출자사와 맺은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이었다. 한무경 의원은 “100% 경쟁입찰을 진행한 지역난방공사와 일부 계약 체결이 없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수의계약 비율이 비상식적으로 높았다”며 “국민 세금으로 자회사를 만들고는 자기 식구들끼리 자리를 나눠먹고 배불리기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

현재 한전과 발전공기업의 재무상황은 심각하다. 2022년 기준 부채비율을 보면 한국전력공사(460%), 한국지역난방공사(349%), 한국중부발전(199%), 한국수력원자력(165%), 한국서부발전(152%), 한국남부발전(147%), 한국남동발전(126%) 등으로, 동서발전(90.4%)을 빼면 모두 100%를 넘겼다.

한 의원은 “한전과 발전공기업들은 적자 늪에 빠져있음에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제식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며 “매년 지적되는 자회사 낙하산 문제를 근절해 발전공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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