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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조기 진단·치료 중요한 알츠하이머 치매, 국가 차원 지원 늘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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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기고 이준영 서울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전체 치매 50~70% 차지하는 유형
개인·사회 부담 줄일 지원책 필요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50~70%를 차지하는 제일 흔한 치매 유형이다. 발병 후 점점 악화하는 퇴행성 질환의 성격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질환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치료를 하더라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대로 빠르게 발견해 관리하면 질병 진행을 지연·중단시킬 수 있어 호전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엔 치매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발병 위험이 10~20배 더 높다. 경도인지장애도 치매와 같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중 기억력 상실이 주요 증상인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 가능성이 높다.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를 포함해 초기 알츠하이머병 단계에서 치매를 관리하면 치매 환자와 가족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치매 관리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치매를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할 경우 치매 환자와 가족은 향후 8년간 약 6300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2020년 기준으로 쓰이는 국가 치매 관리비용은 17조3000억원 수준이다. 현재 같은 치매 환자 증가 추세라면 2030년에는 31조8000억원으로 약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포착해 치료하면 질병이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고 국가·사회적 부담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치매를 관리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사회적 공감대를 높여가면서, 최근에는 치매로의 진행을 억제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환자에 대한 지원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러한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편적 지원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초기 알츠하이머병 단계에서 보다 적절한 관리와 지원이 이뤄져 치매로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향후 개인과 사회의 부담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치매는 이제 환자나 가족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대한 국가 지원이 앞으로 치매 중증화 예방 및 사회경제적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단계의 환자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때 더 많은 환자가 추후 도입될 신약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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