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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력? 잘한 선택 만들려고 발버둥친다" 삼프로TV 급성장한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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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새로운 기회가 오면 웬만하면 잡았어요. 그리고 그걸 ‘잘한 선택’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죠. 선택한 옵션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서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폴인 리브랜딩 특집 〈프로의 5가지 기술〉 3번째 인터뷰이는 삼프로TV 김동환 대표입니다. 그는 그간의 커리어를 거치며 많은 선택을 했지만 후회가 없다고 말합니다. '잘한 선택'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들인 노력을 알기에, 다른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덜 주저하게 됐다고요. 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자기 확신과 추진력을 길러냈습니다.

그 확신과 태도는 유튜브를 깔아본 적도 없었던 김 대표가 삼프로TV를 '1등 경제 콘텐츠 채널'로 키우도록 만들었죠. "기획도 실행이 돼야 의미가 있다. ‘해보자’는 제안도 많이 해봐야 자연스러워진다”는 김 대표. 삼프로TV의 ‘한 끗’을 만들어내는 그의 추진력, 그 비결을 들었습니다.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시리즈 ‘프로의 5가지 기술’의 3화 중 일부입니다.

 여의도 '삼프로TV' 사무실에서 만난 김동환 대표. 사진 폴인, 오건영

여의도 '삼프로TV' 사무실에서 만난 김동환 대표. 사진 폴인, 오건영

추진력, 발버둥의 축적에서 온다

맨땅에 헤딩이 체질이라고요.

백지에 뭐 써내는 걸 잘해요 제가. 안 해본 거, 새로운 거 시도하는 데 취미도 재능도 있고요. 초기에 아이디어 내고 장애물 돌파해 나가는 데 재능이 있으니까. 그걸 잘 써서 성과를 내보겠다, 이런 뜻이죠.

‘되겠다’ 싶으면 바로 해보나요?

백날 기획해봤자, 실행 안 되면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저는 ‘이거 하자’ 제안을 잘해요. 증권사에서 IB 업무하면서 제안서를 많이 썼거든요. ‘자, 뭘 좀 해봅시다’ 하는 게 습관이에요. 그 습관이 ‘내가 기획하면 실행된다’는 인과관계에 대한 확신을 만들더라고요. 기획하고, 제안해서, 실행시키는 게 자연스러워진 거죠.

추진력은 경험 속에서 길러지는 걸까요?

타고난 성정의 영향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사회생활 31년 하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왔어요. 그때마다 선택을 했죠. 그리고 그걸 ‘잘한 선택’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선택한 옵션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서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추진력이라는 게 결국 그 발버둥의 축적 아닐까 싶어요.

새로운 기회가 오면 웬만하면 잡았어요. 유학을 가고, 작은 증권회사를 택해서 가거나, 임원 자리를 내치고 장사하겠다면서 미국에 갔고요. 그 장사가 잘돼 미국에서 영구 거주할 수 있게 되자 돌연 한국으로 돌아왔죠. 많은 선택을 했지만 후회가 없으니, 또 뭔가를 선택해야 할 때 덜 주저하게 되고요.

중대한 기로에 처음 놓이면 주저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럴 수 있겠죠. 그런데 기회가 뜬금없이 오진 않아요. 나를 둘러싼 환경, 나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내 능력을 봤기 때문에 오는 거예요. 정작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주저하는 거고요.

치명적인 결과를 낼 옵션은 선택하기 전에도 보여요.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나를 회복 불능 상태로 빠뜨리는 선택은 드물다, 약간의 지체와 기회비용이 있을 뿐. 이렇게 생각하면 새로운 시도에 열린 자세를 가질 수 있어요. 진취적인 태도, 추진력은 여기서 시작되고요.

 "교수, 학생, 대학 모두가 사회적 비용을 계속 치르는 거죠. 이걸 바꿔보고 싶었어요." 사진 폴인, 오건영

"교수, 학생, 대학 모두가 사회적 비용을 계속 치르는 거죠. 이걸 바꿔보고 싶었어요." 사진 폴인, 오건영

그 ‘열린 자세’가 대표님을 증권사·레거시 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이끈 건가요?

네, 1등 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있었고요. 처음에 팟캐스트 하자고 두 프로(이진우·정영진)에게 말했을 때는 반응이 별로였어요. 경제 방송이 재미없는데 사람들이 듣고 보겠느냐고요. 그런데 레거시 미디어 방송에서 경제 프로그램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깊이 있고 재미있는 경제 콘텐트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 하면 무조건 1등이다.(웃음)

두 프로를 잘 설득해서 팟캐스트를 시작했더니 역시 반응이 왔죠. 그렇게 1년 정도 했는데 또 생각이 스쳤어요. ‘일주일에 콘텐트 한두 개 올리는 거론 사업화가 안 되겠다.’ 궁리를 했죠. 모여 있는 이 청취자들과 함께 뭘 할 수 있을까. 이들이 또 어디로 향할까.

그게 유튜브였어요. 저는 심지어 그때까지 유튜브를 본 적도 없었어요. 앱 설치도 안 돼 있었으니까(웃음). 그런데 소비자가 거기로 향하면 저희도 가야죠. 가서 라이브를 해보자,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으면 이들이 팬으로 더 묶일 거다. 또 녹화하고, 편집하는 것도 다 리소스거든요. 그런 비용 안 들이고도 빠르게 시작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고요.

경제 콘텐트 시장의 플레이어가 많아지는 와중에도 유독 삼프로TV가 잘 된 이유가 뭘까요?

민첩성, 빨리 움직여서요. 괜찮다 싶은 아이디어나 기획이 있으면 리소스 많이 들이지 않고 빠르게 해봐요.

예를 들면 수익면에서 제일 잘 됐던 콘텐트 가 메리츠증권과 했던 ‘주식대학 실전투자전략’이에요. 메리츠증권 센터장과 식사하다 나온 기획인데요. ‘새로 시장에 뛰어든 주식투자자가 많은데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와서 제가 그 회사 연간 리포트를 현장 강의해보자고 했어요. 그거 준비해서 내놓는 데 딱 일주일 걸렸어요. 시장이 지금 뭘 필요로 하는지 빠르게 캐치하고 움직인 거예요.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고, 강의를 갈무리해서 내놓은 책도 당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요.

‘얼마 벌었냐’보다 ‘계속할 수 있냐'

경제 유튜브 채널을 넘어 지금은 교육 플랫폼으로 확장했습니다.

애초 확장보단 혁신에 관심 있었어요. 단순히 투자 정보 알려주는 콘텐트 에서 머물겠다는 생각은 안 했죠. 경제 지식, 나아가 교양 교육 서비스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증권사 임원을 하면서 돈의 흐름을 봐왔거든요. 사회적 비용을 크게 치르고 있는 분야들이 보이더라고요. 그중 유독 교육 시장에 눈이 갔고요. 이 시장을 혁신하면 확장성과 지속성, 수익성이 있겠다고 봤어요. 2022년 ‘위즈덤칼리지’ 프로젝트를 하고, 교육용 콘텐트 까지 넓히게 된 이유죠.

왜 하필 교육시장이었나요?

주변에 교수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공부를 오래 하고 교수가 됐겠죠. 그런데 교육자로서 보람을 못 느끼더라고요. 학생들의 수업 열의는 점점 떨어지고, 보람이 없으니 교육 콘텐트 의 질을 올리려는 의욕도 없어 보였죠. 분위기가 이럴수록 대학은 물리적 존재 의미가 옅어져요. 교수, 학생, 대학 모두가 사회적 비용을 계속 치르는 거예요.

이걸 바꿔보고 싶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배우고, 가르치는 것 그사이의 콘텐트 라는 매개를 혁신해보자. 실력 있는데 묻혀있는 교수 9명을 발굴해내서 좋은 수업 만들어보시라 했죠. 그게 ‘위즈덤칼리지’예요. 강사, 수강생, 교육 시장 모두에 자극을 주는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해요.

강사 9명은 부가 활동으로 부수입을 얻는 동시에 ‘콘텐트 질을 높여야 한다’는 자극을 받았고요. 수강생들은 합리적인 값에 질 좋은 강의를 들을 기회를, 시장은 비효율적인 교육 구조에 대한 인식을 바꿀 기회를 얻은 거죠.

삼프로TV가 얻은 건요?

매개자로서의 영향력. 다음번 시도를 또 할 수 있는 비즈니스 영속성요.

물론 돈도 벌어야 했고, 실제로 벌었죠. 그런데 이익만 생각했으면 페이와 수강료를 그 가격에 책정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그때도 반론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16시간 강의에 몇천만 원 드릴 거, 6시간에 몇백만 원 수준으로 줄이면 더 많이 남지 않겠냐고요. 그랬겠죠?

그런데 이걸 한 번 하고 말 게 아니잖아요. 우리는 교육 콘텐트 를 계속 만들 거고, ‘교양 교육’이라는 큰 그림을 생각해야죠.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되려면 원칙이 있어야 돼요. 제 원칙은 3가지예요.

① 좋은 의도
② 좋은 기획
③ 디지털라이제이션

좋은 기획을 온라인으로 실현했더니 많은 사람이 모였어요. 그럼 그걸 통해 얻은 부가가치도 공정하게 나눠야 돼요. 의도가 좋아야 하죠. 불공정하면 바로 알려지는 시대잖아요. 다음번 시도가 막혀버려요.

좋은 기획이란 뭘까요?

경쟁력이 확실한 것. 즉, 일상적이지 않고 가성비가 훌륭한 것. 강의든 콘텐트 든 간에 다른 데서 구할 수 없어야죠. 그래야 사람이 오니까요. 예를 들어 저희 강사진 중에 인남식 교수가 계세요. 중동·아랍 전문가죠. 우리나라 외교관들 외에는 돈 주고도 들을 수 없었던 그분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이게 기획력이자 삼프로TV의 경쟁력이에요.

비즈니스 지속성만큼이나 수익도 중요할 텐데요.

삼프로TV가 ‘매개자’로서 시장을 계속 혁신해나가야 지속성과 수익성 모두 가져갈 수 있다고 봐요. 저는 그 혁신 가능성을 성인교육에서 봤고요. 앞으로 더 커질 시장이라서요.

비혼과 만혼의 시대잖아요. 직업 하나로 정년 채우던 시대는 가버렸고요. 100년 살아야 하는데 10년의 정규교육 후에는 교육이랄 게 없죠. 돈 내고 배울 필요성을 자각하게 됐어요. 그럼 어떤 기술을 배울 거냐? 사무직 회사원이 갑자기 중장비를 배워서 큰돈 벌긴 쉽지 않아요. 내 돈 잘 지키고, 관리하고, 키우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실제로 재테크, 자산관리 수요가 늘면서 저희 B2C 콘텐트 가 잘 됐고요.

최근 은행 등을 상대로 B2B도 하기 시작했어요. 자산관리를 잘 하자고 독려하는 콘텐트 를 만들어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소원해진 은행과 고객 관계를 다시 연결해주는 거죠. 결국 매개예요. 이 둘 사이를 다시 매개하면 ‘경제 교육에 대한 수요’라는 부가가치가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저희에게도 이익인 거죠.

60대에도 ‘맨땅에 헤딩’

지금은 어떤 맨땅에 헤딩 중인가요?

삼프로가 이런 것도 해? 할만한 콘셉트와 장르에요. ‘피지컬100’ 만든 갤럭시코퍼레이션과 가칭 ‘머니100’을 기획 중이에요. 제목이 선정적이지만(웃음), 중요한 건 ‘돈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양질의 배움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거예요. 메시지가 확실하면 경로는 상관없어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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