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11시40분쯤 경북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에서 76세 남성 A씨가 추락했다. 주왕산 장군봉 인근 바위에서 발을 헛디디면서다. A씨는 10m 아래로 추락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밧줄 등을 설치하던 중 A씨는 20m 아래로 2차 추락했다. 신고 1시간 뒤인 낮 12시40분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청송보건의료원 응급실로 오후 3시12분쯤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같은 날 오후 2시52분쯤 대구 동구 팔공산 병풍바위 인근에서도 실족 사고가 이어졌다. 팔공산을 산행하던 60대 여성 B씨는 발이 미끄러지면서 비탈길 아래 10m 정도 굴렀다. B씨는 두부 출혈 등 상처를 입었다. 소방헬기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소방당국은 “산행 중 일어난 사고는 자칫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실족 등에 따른 부상 가장 많아
13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산악사고는 2020년 350건, 2021년 372건, 지난해 298건 등 총 1020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가을철(9~11월)에 30.5%가 발생해 가장 많았다. 사고 원인은 실족 등에 따른 사고 부상(52.4%)과 조난 사고(37.0%)가 사고 전체 89.4%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가을철에 산악 사고가 가장 많은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전국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총 3만3022건으로 나타났다. 2020년 1만593건, 2021년 1만2040건, 2022년 1만389건 등이다. 월별로는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9월과 10월 두 달간 전체 출동 건수의 25%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산행 도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고자 또는 구조대상자의 위치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산 지형 특성상 휴대전화로 걸려온 119 신고는 신고자 위치가 다소 벗어나는 경우가 있어서다.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 위치표시판이나 간이 구조구급함, 지형지물을 확인 후 신고를 하는 것이 신속한 구조에 도움이 된다.
“구조대상자 위치 확인 매우 중요”
산악위치표시판 등 특정한 지형지물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카카오톡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내 위치 보내기, 119 신고 앱 활용 신고, 지도 앱 등에서 위·경도 좌푯값 확인 등으로 신고하는 방법이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등산을 계획할 때 기상 상황을 미리 알아보고 일몰 시각을 고려해 일정을 잡아야 하며, 개인의 체력과 당일 몸 상태를 파악해 적당한 등산 코스를 설정해야 한다”며 “가을철에는 큰 일교차에 대비해 겉옷 등 체온 유지에 신경 쓰고 (산행 중) 술은 절대 마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소방당국은 등산객이 증가하는 주말에 주요 등산로 입구에서 산악안전지킴이를 운영하고 있다. 또 등산객 안전에 대한 홍보 강화와 등산로 곳곳에 설치된 위치표지판·구급함 등 안전시설물 점검 등 산악사고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