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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p차 완패' 맞춘 이준석에…"귀신" "그 수치 맞다니 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저는 18%포인트 차 더불어민주당 승리에 베팅하겠다.”

지난달 24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이렇게 전망했다. 그리고 실제 보선 결과, 진교훈 민주당 후보(56.52%)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39.37%)를 17.15% 포인트 차로 눌렀다. 이 전 대표의 예상이 적중한 셈이다.

지난달 24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에 올라온 영상.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달 24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에 올라온 영상. 사진 유튜브 캡처

이 전 대표가 당시 완패를 전망하며 근거로 댄 수치는 2020년 21대 총선이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KBS라디오에서 “21대 총선에서 강서갑·을·병의 양당 득표율을 합산해서 나눠보면 17.87% 포인트 차가 난다”며 “전 무속이나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데이터를 보고 말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전초전으로 불려온 선거에 두 자릿수 격차의 부정적 전망을 내놓자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18% 포인트 차이로 진다고 얘기하는 정당인은 처음 봤다”(김병민 최고위원)는 반발이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4일 C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인디언 기우제’ 평론, 사이비 평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결과적으로 이 전 대표의 예측이 맞자, 이 전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21대 총선에서 보수 대결집으로 패배한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대선·지방선거를 걸쳐 쌓아 올린 자산이 완벽하게 리셋되었다”며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던 것”이라고 썼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페이스북에 “족집게처럼 결과를 맞힌 이 전 대표는 어떻게 자기 선거에서는 세 번이나 실패했는지 의아합니다만 이번에는 내공이 쌓였으니 성공하리라 믿는다”고 썼다. 비윤계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적어도 남의 선거에 있어서 이 전 대표는 귀신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당내 주류에선 “여러 평론 중 하나일 뿐”(지도부 관계자)이란 반응이 많았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 관계자는 “두 자릿수 격차는 시중 여론조사에서도 나왔던 수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 역시 “패배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승리 전망에 무게를 뒀던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언제나 우리 당이 망할 것처럼 말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대구시장이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 전 대표의 예측이 맞냐 틀리냐를 떠나서, 국민의힘 입장에서 최근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21대 총선 데이터가 재현된 데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183석)이 국민의힘(103석)을 압도적으로 이겼었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근래 우리 당에 제일 부정적인 수치를 끌고 와 대입했는데, 그게 맞아떨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며 “당이 일신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은 2020년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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