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LG 손주영은 모든 걸 바꿨다, 그랬더니 722일 만의 승리가 따라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LG 트윈스 손주영. 연합뉴스

LG 트윈스 손주영. 연합뉴스

LG 트윈스 왼손 손주영(25)이 77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손주영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안타 2개, 볼넷 2개만 내주고 무실점했다. 탈삼진은 3개, 패스트볼은 최고 시속 147㎞를 기록했다. 84개 투구 중 55개가 직구였고, 슬라이더(16개), 커브(10개), 포크볼(3개)을 곁들였다. 손주영이 승리를 거둔 건 2021년 8월 2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2실점해 데뷔 첫 승을 따낸 이후 772일만이다.

1, 2회를 잘 막아낸 손주영은 3회 위기를 맞았다. 1사 이후 안권수에게 내야안타를 준 뒤, 보크로 2루 진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한동희와 윤동희를 각각 3루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손주영은 마운드를 정우영에게 넘겼다.

경기 뒤 손주영은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다. 원래 다리를 들고 던졌는데, 잠시 멈춘 뒤 나가는 형태로 바꿨다. 김광삼 코치의 제안이었다. 9월 28일 삼성전(2이닝 4실점)에서 안 좋아서 도박을 해봤다. 바꾼 지 열흘 정도 됐다. 포크볼 연습하고, 다리 밸런스를 잡고 던져보니 좋아서 내년을 위해 이렇게 해보자고 하셨다. 이천에서 3이닝을 던졌는데 좋았다"고 말했다.

손주영은 "삼성전 이후 김경태 코치님과 팔 각도를 수정했다. 10일 사이 10㎝ 정도 올라갔다. 그 이후에 커브도 좋아지고, 직구 각도 좋아졌다. 투구판 밟는 위치도 1루 쪽을 밟다고 중앙으로 옮겼다. 볼이 휘는 편이라 제구가 힘든데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커브를 쏠쏠하게 활용했다. 손주영은 "전준우 선수가 커브에 헛스윙을 했는데, '왜 그러지'란 생각이 들었다. 허도환 선배 사인 믿고 또 한 번 던졌는데 스윙이 나와서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타자들도 손주영을 도왔다. 4회 김현수의 2루타 이후 오스틴 딘이 우중간 3루타를 쳐 선제점을 올렸다. 오지환의 좌익수 플라이까지 나오면서 2-0이 됐다. 5회 말 무사 1·2루에서는 박해민이 3점포를 터트렸다. 이어진 공격에서도 2점을 추가해 순식간에 7-0이 됐다. 손주영은 "마지막에 뜬공이 나오면서 됐다고 생각했다. 우리 타자들이 잘 쳐서 2점 차라 불안하진 않았다"고 웃었다.

경남고를 졸업한 손주영은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LG에 입단했다. 미래의 선발감으로 꼽힌 손주영은 2018시즌 뒤 현역입대했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올해 6월부터 본격적인 실전 투구에 나섰다. 후반기 대체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 손주영은 올해 세 번째 등판에서 마침내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손주영은 "지난해 승리를 따낼 때도 아팠다. 군대 한 번 더 갔다온다고 생각하고 재활을 했다. 밸런스도 안 좋고, 속도도 안 나고, 팔꿈치도 좀 안 좋았다. 그런데 8월부터 확 좋아졌다. 2군에서 경헌호, 신재웅, 장진용 코치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마지막엔 오랜만에 선발이라 힘이 좀 떨어졌다"고 했다. "재활군의 배요한, 김종욱, 유현원 컨디셔닝 코치도 도와주셨다"고 했다.

손주영은 지난해 개막 로테이션에 들었으나 부상으로 이탈해야 했다. 손주영은 "이번 한국시리즈는 한 게 없어서 어려울 것 같다. 팔 상태가 완전히 회복됐으나 훈련하면 올해보다 좋아질 것 같다. 내년에 다시 한 번 선발 경쟁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