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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도 전장도 깜짝 실적…LG전자 3분기 영업익 1조원 근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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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LG전자가 올해 3분기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주력인 가전 사업과 신성장동력으로 키웠던 전장 사업이 나란히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글로벌 시장 침체 속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3분기 최고치에 근접한 실적을 기록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7139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을 기록했다며 잠정 실적을 10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3.5% 늘었다. 증권가 실적 전망치 평균인 매출 20조4624억원, 영업이익 8084억원을 웃돈 것은 물론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2020년(1조738억원)에 가까운 호실적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 주가는 7% 넘게 올랐다.

무엇보다 ‘가전 기업’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기업 간 거래(B2B)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전략이 통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가전 구매에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 상황에서 관공서·빌딩 등에서 쓰는 시스템 에어컨이나 빌트인(붙박이) 가전 같은 B2B 판매처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LG전자 측은 “그간 소비자 대상 사업에서 축적한 고객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자동차부품, 냉난방 공조 등 B2B 비중을 확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존 주력인 TV 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 효율적인 운영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제품과 콘텐트·서비스를 결합한 사업 모델을 선보이고,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요가 높은 전략 제품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 콘텐트·서비스 사업 전환의 핵심으로 꼽히는 스마트 TV 운영 체제인 ‘웹OS’는 2026년까지 탑재 기기를 3억 대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래 먹거리로 키운 전장 사업 역시 날개를 다는 모습이다. 2013년 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전장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장치),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장 사업은 올해 말까지 100조원대의 수주 잔고가 예상되는 등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에선 “공급망이 안정되면서 본격적인 매출과 수익성 향상에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최근 헝가리 미슈콜츠에 자회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네 번째 생산기지 구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해외 거점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차량 솔루션 사업에서 연간 매출 약 23조원(전체 매출의 20% 수준)을 내겠다”며 전장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40조원 이상을 달성한 데다 주력과 신사업에서 주목할 성과를 보인 만큼 하반기에도 ‘나 홀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의 연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21년 기록한 4조580억원이었다. 3분기까지 3조23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만큼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 사업에서 수요가 부진했음에도 이익을 지켜냈고, 전장 사업도 개선됐다”면서 “10년 가까이 외형이 정체됐던 회사에서 다시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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