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 한 전직 수석연구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 안동건)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국외 누설 등) 등의 혐의로 삼성전자 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설비 개발 업무 담당하며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했던 A(49)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0일 밝혔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뉴스1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5월까지 중국업체에 기술을 팔아넘길 목적으로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인 OLED 디스플레이 ELA 설비 반전 광학계 및 OCR 잉크젯 설비 관련 기술을 부정 취득해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ELA 설비 반전 광학계는 OLED 전자회로에 쏘는 레이저의 강도나 안정성을 유지시키는 장치다. ELA 설비는 실리콘 기반의 디스플레이 전자회로에 엑시머 레이저(EL)를 쏴 가열시킨 뒤 성능이 향상된 실리콘 기반의 디스플레이 전자회로를 만드는데 ELA 설비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레이저의 강도가 약해지고 불안정해진다. ELA 설비 반전광학계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OCR 잉크젯 설비는 OLED 디스플레이의 패널과 커버글라스를 접착하는 설비다.
지난 2020년 4월 대검찰청을 통해 이런 기술들이 유출됐다는 첩보를 접수한 검찰은 A씨가 유출한 기술이 최소 34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 영업기밀에 해당한다고 보고 중국으로 도주한 A씨에 대해 기소중지 결정을 했다.
A씨는 10년 이상 삼성디스플레이에 근무하며 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설비 개발 업무 등을 담당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퇴직한 이후 A씨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사에 입사했고, 중국에서 주로 활동하며 중국에 C사를, 국내에 D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A씨는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에 재직했던 당시 후배 직원이던 2명을 끌어들여 기술 모방 범죄를 주도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 밖에도 A씨는 자신의 지인을 D사의 대표로 앉혀둔 채 빼돌린 영업비밀을 무단 사용하며 기술을 모방했다. A씨는 모방한 기술을 B사와 C사를 통해 중국 업체에 판매·제공하려다가 덜미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0년 8월 중국으로 도주했다가 올해 5월 자진 입국하면서 검거돼 수사가 본격화됐다. A씨가 범행에 끌어들인 공범 등 5명은 재판에 넘겨져 2021년 각각 징역 2년~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인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면 관련 산업뿐 아니라 국내 경제 전체에 상당한 타격이 생길 수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국내 경제에 커다란 손해를 가할 수 있는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