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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여성 유리천장’ 규명…노벨경제학상에 클로디아 골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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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클로디아 골딘

클로디아 골딘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여성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77·사진) 하버드대 교수가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골딘 교수를 올 수상자로 발표하며 ‘여성의 노동시장 결과와 관련한 우리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를 들었다. “골딘 교수가 노동 시장에서 성별 차이의 핵심 동인을 발견했다”며 “수 세기에 걸친 여성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포괄적 설명을 사상 처음으로 제공했다”면서다. 2009년 엘리노 오스토롬, 2019년 에스테르 뒤플로에 이은 세 번째 여성 경제학상 수상자다.

골딘 교수는 이후 AFP통신와의 통화에서 “나 뿐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렇게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남녀간 임금) 격차가 왜 큰지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많은 이들을 위해 중요한 상”이라며 끈질긴 성별 격차가 여전히 문제라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다.

골딘 교수는 194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코넬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최초의 여성 종신 교수가 됐다. 2013년 전미경제학회장을 역임했다. 여성 경력과 가정의 역사를 비롯해 경구피임약이 여성 커리어와 결혼에 미친 영향, 여성 대학 진학률이 남성보다 높아진 이유 등을 연구했다.

지난 2021년 국내에 소개된 저서 『커리어 그리고 가정(Career and Family)』에서 그는 “더 많이 일한 사람이 더 많은 소득을 갖는 구조에서 여성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돌봄 책임을, 남성은 경제적 부양을 택하면서 승진·임금 등에서 남녀 격차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골딘 교수는 성별 격차 등 여성노동 관련 문제에 대한 경제사학적·사회학적·제도적 의미를 반영해 깊이 있는 분석을 내놨다”며 “여성 노동력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 해당 분야를 본격적으로 다룬 학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골딘 교수의 제자인 황지수 서울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많은 학자가 여성의 노동 공급과 남녀 격차에 대해 말하지만 몇십년 전에는 골딘 교수가 개척자였다”며 “최근에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여성의 일과 가정 균형에 어떻게 연결이 돼 있는지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했다.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수상자는 금메달과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5000만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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