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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동네 '느린우체통' 있는데…'58억 시간우체국' 만드는 광주 남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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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남구가 추진하는 ‘시간우체국’ 건립 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근 동네에 이미 ‘느린우체통’이 있는 데다 전국에 비슷한 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 남구 사직동에 건립 예정인 시간우체국 조감도. [사진 광주남구]

광주광역시 남구 사직동에 건립 예정인 시간우체국 조감도. [사진 광주남구]

“광주 남구 랜드마크로 만든다”
8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구는 도시 재생사업 일환으로 총사업비 58억 2100만원을 들여 사직동에 시간우체국 건립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비 29억 1100만원과 시비 14억 5500만원, 구비 14억 5500만원 등을 투입한다. 이 중 17억원은 기존 빌라 건물을 매입하는 등 보상비로 썼다. 시간우체국은 목조 건물로 연면적 약 1550㎡ 규모 1개 동(지하 1층, 지상 3층)을 만든다. 기존 빌라를 철거한 다음 내년 2월 착공, 2025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시간우체국은 우편물을 신청자가 지정한 날짜에 맞춰 전송한다. 최소 1년에서 최장 100년까지 보관한다. 개인정보 열람 동의를 얻어 수취인 주소가 바뀌면 해당 주소로 보내주기도 한다.
남구는 시간우체국이 지역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관광객을 유치하고 구도심을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사직동을 대한민국 최고 핫 플레이스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중심에 시간우체국이 있다”고 말했다.

영종대교 휴게소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 모습. 중앙일보

영종대교 휴게소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 모습. 중앙일보

느린우체통, 이미 전국 곳곳에 설치
하지만 컨셉트가 유사한 ‘느린우체통’이 이미 전국 곳곳에 있다. 이 때문에 시간우체국이 특색 없는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느린우체통은 우체통 관리처에서 우편물을 보관한 뒤 일정 기간 보관했다가 배송한다. 2009년 5월 인천 영종대교 휴게소가 시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느린우체통은 전국에 330여 개가 있다. 대부분 지자체가 설치했고,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 등이 만든 것까지 더하면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광역시에서 성공적인 도시재생 모델로 꼽히는 남구 양림동의 ‘펭귄마을’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에서 성공적인 도시재생 모델로 꼽히는 남구 양림동의 ‘펭귄마을’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에도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과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등에 있다. 펭귄마을은 시간우체국 설치 예정지 근처에 있다. 펭귄마을 우체통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모인 우편물을 한 번에 수거해 전달한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느린우체통은 유명 관광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광주광역시 남구 사직동에 건립 예정인 시간우체국 조감도. [사진 광주남구]

광주광역시 남구 사직동에 건립 예정인 시간우체국 조감도. [사진 광주남구]

우체통보다 확장된 개념, 복합문화공간 조성 
남구는 느린우체통과는 다르다고 한다. 건물 주변에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건물 내부는 포르투갈 ‘렐루 서점’을 모방해 1층과 3층까지 층간 벽이 없는, 뚫려있는 구조로 설계했다. 이 서점은 해리포터 작가인 조앤 롤링이 영감을 얻은 곳이라고 한다. 또 음악 살롱과 이벤트 공간도 만들 계획이다. 남구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느린우체통과는 차원이 다르다"라며 "주변 사업과 공연 등을 연계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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