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여름철 별미로 꼽히는 '나가시 소멘'(대나무 수로에 흘려 보낸 소면을 건져 먹는 메뉴)로 인해 한 달 만에 식중독 환자가 대거 발생해 논란이다.
지난 6일 NHK 등 일본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쓰바타초에 있는 유명 나가시 소멘 음식점에서 8월 한 달간 총 892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2020년 이후 이시카와현 내에서 집계한 식중독 환자 수로 최대 규모다.
환자들은 지난달 11일에서 17일 사이 해당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는 1세 아기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했으며, 이들 중 22명은 복통·발열·구토 증상으로 입원까지 했다. 중증 환자는 없었고, 현재는 모두 회복된 상태다.
나가시 소멘은 대나무 수로에 물과 함께 흘려보낸 소면을 건져 간장 등 소스에 찍어 먹는 독특한 방식 때문에 일본의 여름철 별미로 꼽힌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메뉴다. 국내 유명 여행 유튜버인 곽튜브가 지난해 9월 교토의 한 음식점에서 나가시소멘을 먹고 "면이 부드럽고 쫄깃하다"고 평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시카와현이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음식점이 대나무 수로에 사용한 샘물에서 식중독 원인균인 '캄필로박터'가 검출됐다. 캄필로박터는 닭, 소, 돼지 등 가축의 장 내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감염될 경우 설사(출혈 동반)나 구토, 열, 복부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간혹 호흡곤란이 오기도 한다.
이번 사태 이후 일본 당국은 샘물, 우물물 등을 이용하는 음식점에 "1년에 1회 이상 수질검사를 실시하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다.
해당 음식점은 3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음식점은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손해배상을 마치는 대로 폐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