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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명이 먹고 400여명이 구토·발열…광주 뒤집은 도시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식중독균 배양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식중독균 배양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광주와 전남에서 같은 업체가 배달한 도시락을 먹고 식중독 증상을 보인 환자 수가 400명을 넘어섰다. 이 업체가 당시 배달한 도시락은 800∼900인분으로 추산돼 누적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 광주 광산구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기준 식중독 사태로 병원 치료를 받았거나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는 총 427명이다.

이들 환자는 광주 광산구(97명)와 북구(10명), 전남 곡성군(142명)·함평군(116명)·장성군(58명)·담양군(4명)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427명 가운데 광산구 13명, 북구 3명, 곡성군 18명, 함평군 15명, 장성군 9명, 담양군 4명 등 62명은 입원 또는 통원 등 병원 치료를 받았다. 나머지 365명은 의료기관을 방문하지는 않았으나 구토 설사 발열 복통 등 증상을 겪었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은 자체 급식시설이 없는 제조업체에서 일하며 A업체가 배달한 반찬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광산구에 소재한 A업체는 미역국, 완자, 코다리찜, 오이무침, 버섯 볶음 등으로 구성된 반찬 도시락을 배달했다. 조리 시점은 배달 당일인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 당국은 식중독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달 26일 A업체가 800∼900인분의 음식을 배달한 것으로 추산한다.

보건 당국은 A업체 배달 음식을 먹은 식중독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업체 영업장을 현장 점검해 일부 위생 불량 상태를 파악했다.

이에 A업체가 광주에 일반음식점으로만 영업신고를 하고 식품 제조가공업 영업등록을 하지 않은 채 무허가 영업을 해왔던 사실이 드러났다. 또 조리 종사자 22명의 건강진단을 하지 않았고, 가스레인지와 식재료 보관창고 청소 불량 등 위생적 취급기준을 위반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당국은 식중독 환자들과 A업체에서 채취한 검체를 분석, 대조해 식중독 원인이 업체 과실로 판명되면 후속 행정처분도 추가로 내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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