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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QLED TV에도 쓰인 기술…노벨화학상에 양자점 연구 3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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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문지 바웬디, 루이스 브루스, 알렉세이 예키모프(왼쪽부터 순서대로)

문지 바웬디, 루이스 브루스, 알렉세이 예키모프(왼쪽부터 순서대로)

삼성전자의 QLED TV를 낳은 기술을 연구·개발한 과학자들이 2023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 양자점(Quantum dot) 발견·개발에 기여한 문지 바웬디(62)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루이스 브루스(80) 컬럼비아대 교수, IT기업 나노크리스털 테크놀로지의 알렉세이 예키모프(78) 박사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수상자는 나노기술에 색을 더한 과학자들”이라고 평가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총 1000만 크로네(약 13억5000만원)가 주어진다. 시상식은 12월 10일 열린다.

양자점은 크기가 수 ㎚(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인 반도체 결정을 말한다. 양자점의 크기를 나노기술로 조절하면 가전자대와 전도대 사이의 밴드 갭이 달라지고, 이 사이를 오가는 전자의 움직임도 제어할 수 있다. 빛을 흡수해 들뜬 전자가 빛으로 방출하는 에너지 파장을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바웬디 교수의 한국인 제자인 김성지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는 “양자점은 입자 크기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색을 만들어 낼 수 있어 현재 상용화된 양자점 텔레비전의 소재로 응용되기도 한다”며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도 높아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태양전지·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점은 1980년대 초 러시아 과학자 예키모프와 미국 화학자 브루스가 처음 발견했다. 예키모프 박사는 러시아 바빌로프 국립과학연구소, 브루스 박사는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이었다. 이후 브루스 박사 제자인 바웬디 교수가 MIT에서 혁신적인 양자점 합성법을 개발해 상용화에 이르는 기초를 닦았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단장은 “브루스 교수와 예키모프 박사가 양자점을 처음 발견·개발한 과학자라면, 바웬디 교수는 이를 실험실 단위에서 구현한 학자”라고 말했다. 현 교수는 바웬디 교수와 오랫동안 양자점 개발 연구를 해온 대표적 학자다.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 발표는 명단이 공식 발표되기 3시간 전에 유출되는 해프닝 속에 진행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수상자 명단 사전 유출 직후 “이는 실수이며 수상자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벨상 명단이 사전 유출되는 일은 이례적이다. 노벨상 후보 명단도 50년간 비공개할 정도로 선정 절차는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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