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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금지' 무시하고 차박…400t 거북바위 이렇게 무너졌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일 오전 6시 56분쯤 경북 울릉군 서면 통구미지역 거북바위 머리 부분이 완전히 무너지며 400t가량 낙석이 20~30대 관광객 4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A씨가 머리를 크게 다치는 중상을 입었다. A씨는 헬기로 포항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다른 20대 여성 1명과 30대 남성 2명은 경상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낙석에 차량 1대도 일부 파손됐다. 울릉군은 굴삭기를 동원해 현장 복구를 하고 있다.

붕괴 직전 밑에선 캠핑 

울릉군 거북바위 붕괴 사고 후 사진. [사진 울릉군 홈페이지]

울릉군 거북바위 붕괴 사고 후 사진. [사진 울릉군 홈페이지]

울릉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A씨 등은 거북바위 인근에서 캠핑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사고 당시로 추정되는 영상을 보면, 거북바위 아래쪽에 차가 줄지어 세워져 있고 관광객들이 돌아다니던 도중 갑자기 거북바위 윗부분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이후 순식간에 낙석이 쏟아졌고, 관광객들이 도망가며 아수라장이 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당시 거북바위 주변엔 관광객 20~30명과 차박을 하던 차량이 5~6대 정도 있었다고 한다. 울릉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10여 개의 텐트가 쳐져 있었다.

'텐트 금지' 경고판 있지만

거북바위 앞에는 ‘낙석 주의’ ‘텐트(야영) 금지’, ‘취사 금지’ 등을 알리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지만 그간 일부 캠핑족들이 이를 무시하고 차박 등을 해왔다고 한다. 특히 “거북바위로 인해 그늘이 생긴다”며 오히려 바위 바로 밑에 주차하거나 텐트를 치는 일도 다반사였다. 온라인에서 ‘거북바위 캠핑’을 검색하면 다양한 후기들을 볼 수 있다. 이 중 한 캠핑족은 “낙석 경고판이 있긴 했는데 텐트를 쳤다”며 버젓이 사진까지 촬영해 글을 썼다.

지난달 24일 새벽 경북 울릉군 북면 현포리 일주도로 구간에서 산사태로 흙과 돌이 도로에 쏟아져 울릉군이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새벽 경북 울릉군 북면 현포리 일주도로 구간에서 산사태로 흙과 돌이 도로에 쏟아져 울릉군이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사정이 이런데도 울릉군은 ‘경고판’만 세워 놨을 뿐 출입은 통제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도 울릉 북면 현포리 일주도로 구간에서 산사태로 인한 낙석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새벽 시간대라 도로를 지나는 차량이 없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사고 8일만에 또다시 낙석 사고가 이어졌고 이번엔 사람 4명이 다쳤다. 거북바위 붕괴 원인은 자연발생으로 추정되는 만큼 평소 낙석사고 대비가 부족했단 지적이 나온다. 화산섬인 울릉도는 낙석사고가 잦은 편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거북바위 지역이 위험한데 텐트를 치는 관광객들이 많아 (평소) 공무원들이 수시로 나가 계도활동을 해왔다”면서 “다만 이번엔 추석 연휴로 계도활동이 줄어들었다. 와중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차나 사람이 못 들어가게 하기 위한 울타리가 쳐져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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