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속도로서 차세워 엄마 참변…"의붓아빠, 그래놓고 재산요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속버스와 충돌하기 직전 사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 사진 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고속버스와 충돌하기 직전 사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 사진 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운전자가 홧김에 고속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워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성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사망자의 딸이 운전자의 처벌을 강하게 요구했다. 운전자와 사망한 여성은 사실혼 관계였으며, 사고는 두 사람이 말다툼을 벌이다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유튜브 '한문철 TV' 채널에는 '동거남은 엄마를 돌아가시게 했는데 반성의 기미도 없습니다. 그 와중에 재산 소송이 들어왔습니다.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 오전 9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 방향 남청주IC 인근에서 고속버스가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당시 승용차에는 운전자 A(64‧남)와 사실혼 관계였던 B(65‧여)씨가 타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중 홧김에 차를 고속도로 한복판에 세웠다.

A씨는 사고 직전 차량 밖으로 빠져나와 화를 면했으나, B씨는 조수석에서 내리다가 버스에 치여 숨졌다. 사고 충격으로 고속버스 승객 15명 중 3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지난 3월 19일 오전 9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방향 남청주IC 인근에서 고속버스가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사진 충북소방본부

지난 3월 19일 오전 9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방향 남청주IC 인근에서 고속버스가 버스전용차로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사진 충북소방본부

B씨의 딸은 '한문철TV'를 통해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사고 전 두 사람은 고속도로 2차로를 달리며 말다툼을 벌였다. A씨는 "아이 씨X, 차 타고 가"라고 말하고는 갑자기 버스전용차로에 차를 세웠다. A씨는 차에서 내린 뒤, 차 뒤편에 서 있었다. B씨는 "저 미친 X이야. 사람 잡으려고 환장했나 봐 아무래도"라고 말하며 차에서 내렸다. 이때 차 뒤편에서 버스가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이를 본 A씨는 다른 차로로 피했지만 B씨는 피하지 못하고 버스와 충돌했다.

딸은 "엄마가 차량을 빨리 빼야겠다는 생각에 운전석으로 가려던 도중 사고가 난 것 같다"며 "A씨는 사고 직후 재산 포기 각서를 써줄 테니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달라고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고 처벌받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한테 피하라는 행동이나 얼굴이라도 한번 마주쳤다면 선처를 생각했을 것"이라며 "영상 속에서 버스가 다가오고 있는데 자기만 피하려는 부분을 보니 어이가 없다. A씨가 엄마를 버스전용차로에 버린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에 차를 세우고 차 뒤편에 서 있었던 A씨. 사진 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당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에 차를 세우고 차 뒤편에 서 있었던 A씨. 사진 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유족이 처벌을 원하자 A씨는 재산 분할 소송을 걸어왔다고 한다. 딸은 "아버지라고 믿었던 분이 저희에게 재산 소송까지 걸어왔다"며 "엄마를 돌아가시게 해놓고, 아직도 죄에 대한 반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문철 변호사는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에 일부러 차를 세우고 자신만 피한 건 버린 것과 다름없다"며 A씨에게 유기치사죄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술에 취한 남성을 자동차전용도로에 내려줘 교통사고로 숨지게 한 택시기사가 지난 2월 유죄판결을 받았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