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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노벨문학상 대이변? 도박사들의 '원픽' 中작가, 누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도 한림원은 이변을 선택할까.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모두의 예상을 깨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2016년에는 미국의 팝 가수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비교적 무명이었던 탄자니아 출신 영국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은 시민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의 작품 코너에서 책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은 시민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의 작품 코너에서 책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다음 달 5일 밤(한국시간) 공개될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누구일까. 영국의 나이서오즈 등 베팅 업체들은 올해 중국 작가 찬쉐(70), 노르웨이 욘 포세(63), 호주 제럴드 머네인(84), 캐나다 앤 카슨(73), 러시아 류드밀라 울리츠카야(80)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들의 수상 가능성에 베팅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나이서오즈의 배당률은 찬쉐가 5배, 욘 포세 6배, 제럴드 머네인 8배, 앤 카슨 10배, 류드밀라 울리츠카야가 12배였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수상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15배의 배당률로 10위에 그쳤다. 한국의 고은 시인은 16위다.

영국의 베팅 업체 나이서오즈가 집계한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가 명단과 배당률. 사진 나이서오즈

영국의 베팅 업체 나이서오즈가 집계한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가 명단과 배당률. 사진 나이서오즈

또 다른 베팅 업체 오즈피디아에서는 하루키, 찬쉐, 울리츠카야, 머네인과 함께 미국 작가 토머스 핀천(86)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두 업체의 탑 5위 리스트에서는 찬쉐, 울리츠카야, 머네인이 겹친다. 지난해는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 2021년에는 탄자니아 출신 영국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0년에는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이 상을 받은 만큼 찬쉐(중국), 울리츠카야(러시아), 머네인(호주) 모두 최근 수상자와 출신 대륙이 겹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 [로이터]

202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 [로이터]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울리츠카야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울리츠카야는 공개적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해 온 반체제 작가다. 2014년에는 영국 언론 가디언에 푸틴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실었고,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를 떠나 독일 베를린으로 근거지를 옮겼다.

울리츠카야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러시아에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이 최근 중립국 전통을 버리고 북미·유럽 안보 공동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서두른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한다. 다만 한림원이 최근 몇 년 간 미투 논란에 이어 문학성보다 정치적 메시지에 치중한다는 비판에 시달린 만큼 울리츠카야를 뽑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찬쉐의 장편 소설 『마지막연인』 표지. 사진 은행나무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찬쉐의 장편 소설 『마지막연인』 표지. 사진 은행나무

아시아 작가 중에는 중국의 찬쉐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몽환적으로 그려내는 실험적인 스타일로 ‘중국의 카프카’라고 불리는 작가다. 대표작 『오향거리』를 비롯한 여러 작품이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 등에서 번역 출간됐다. 2015년 『마지막 연인』의 영문판이 미국 최우수 번역도서상을 수상했고, 2019년 『신세기 러브스토리』는 부커상 국제 부문 1차 후보에 올랐다.

찬쉐가 수상하게 되면 중국은 2012년 모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배출하게 된다. 아시아에서는 2012년 중국의 모옌 이후 수상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껏 동아시아에서 나온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3명으로, 1968년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년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 2012년 중국의 모옌이 상을 받았다. 모옌 이전에 가오싱젠이 중국계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2000년)했지만 프랑스 국적을 취득(1998년)한 후였다. 한국 작가 중에는 소설가 황석영, 시인 고은 등이 거론됐지만 한 번도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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