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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GO] 조선시대 아이돌 ‘남사당’ 21세기 무대서 만나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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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 추석 황금 연휴엔 전국을 떠돌며 민중을 위한 공연을 펼쳤던 조선시대 아이돌 남사당의 현재 무대를 보러 가는 건 어떨까요.

남사당놀이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풍물놀이는 20~30명이 꽹과리·장구·북·징·소고·태평소를 연주하며 다양한 움직임과 놀이를 보여준다.

남사당놀이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풍물놀이는 20~30명이 꽹과리·장구·북·징·소고·태평소를 연주하며 다양한 움직임과 놀이를 보여준다.

조선 후기 대중음악을 이끌며 민중 연예인이 된 이들이 있다. 바로 남사당패다. 남사당은 서민층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발전했고, 전국의 장터와 마을을 떠돌아다니며 곡예‧춤‧노래를 공연했던 유랑예인집단이다. 1000만 관객이 찾은 영화 ‘왕의 남자’의 주인공 장생과 공길도 남사당패였 일원이었다. 우리 대중문화의 원류를 찾는 데에 빠지지 않는 남사당패에 대해 알아보고,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그 명맥을 잇고 있는 이들을 만나봤다.

전국 떠돌며 곡예·춤·노래 종합 공연 '남사당놀이'로 흥 DNA 이어가 

남사당패는 전문화된 공연집단으로 정착하지 않고 여러 곳을 다니면서 공연을 하고 그 대가를 받아 생활했다. 특히 사찰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는데, 사찰에 머물면서 승려들이 만드는 부적을 팔고, 수입의 일부를 기부하면서 활동했다. 40~50여 명의 무리는 역할에 따라 철저하게 업무를 나눠 조직화돼 있다.

남사당패의 우두머리 꼭두쇠는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책임을 진 단장이다. 2인자인 곰뱅이쇠는 공연을 기획하고 마을에서 공연하기 위해 양반 사대부들의 허가를 받는 일을 담당했다. 각 연희 분야의 우두머리로 조장에 해당하는 뜬쇠가 있고, 그 아래로 규모에 따라 해당 연희를 익힌 가열(보통 기능자)들을 둔다. 가열 밑에는 초입자인 삐리가 있다. 삐리는 꼭두쇠의 판단에 따라 적당한 뜬쇠에게 배속돼 잔심부름부터 시작해서 점차 재주를 익혀 가열로 성장하는데, 서열이 엄격한 도제식 교육을 통해 세대를 이어 기술을 전수했다. 이밖에 장터를 옮겨 다닐 때 짐을 등에 지고 다니는 등짐꾼 등이 있다.

남사당에 대해 알아본 소중 학생기자단. 왼쪽부터 버나를 든 문시윤 학생모델, 한삼을 착용한 민유빈·어름산이로 변신한 정해원 학생기자.

남사당에 대해 알아본 소중 학생기자단. 왼쪽부터 버나를 든 문시윤 학생모델, 한삼을 착용한 민유빈·어름산이로 변신한 정해원 학생기자.

남사당에서 전승된 전통연희와 놀이를 남사당놀이라고 한다. 현재 여섯 종목이 전해지지만 과거에는 훨씬 다양했다. 한국의 전통성과 총체적 놀이성을 인정받아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었으며,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남사당놀이는 풍물, 버나(접시돌리기), 땅재주인 살판, 줄타기인 어름, 탈놀이인 덧뵈기, 인형극‧꼭두각시놀음인 덜미 총 여섯 마당으로 구성된다. 이밖에 상모돌리기, 북춤, 무동놀이 등 10여 가지 세부 기예가 전승되고 있다. 풍물에 사용되는 악기를 연주해 배경음악으로 삼고 놀이판마다 재담과 해학, 익살, 사회 비판의 요소를 갖고 있다.

남사당놀이는 재치 있는 대화와 상징적인 춤과 몸짓을 통해 자유와 평등사상을 옹호했다. 단지 흥만 주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낼 수단이 없던 민중을 대신해서 문제를 제기하도록 만들어져 민중에게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지배층에겐 혐오의 대상이었다. 양반 사회를 비판하는 놀이를 펼치며 남성 중심 세계에서 여성들의 삶을 해학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성 평등과 인간 존중의 이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사당놀이는 현대 문화 창조의 원천으로서 한국 공연예술을 대표한다고도 할 수 있다.

남사당놀이 여섯 마당

풍물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풍물놀이는 20~30명이 꽹과리·장구·북·징·소고·태평소를 연주하며 진풀이·무동(새미놀이)·벅구놀이·채상놀이·선소리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연결된다.

버나 가정에서 곡물을 거르는 데 쓰는 채를 돌리기 쉽도록 가죽으로 둥글고 넓적하게 개조한 것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재담을 주고받으면서 담뱃대나 기다란 나무로 버나를 돌리고 하늘 높이 던지며 받아내는 공연이다.

살판 ‘잘하면 살판이요. 못하면 죽음 판이라’라는 말에서 살판이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어릿광대와 꾼이 재담을 주고받으며 서로 땅재주를 부리는 놀이로 흥이 넘치는 남사당 풍물 가락에 익살 넘치는 공연을 보여준다.

어름 ‘줄타기 놀이’의 남사당 용어로 줄타기하는 사람을 ‘어름산이’라고 부른다. 어름산이가 3m 높이의 줄 위에서 재주를 부리며 매호씨(재담을 주고받는 상대)와 재담을 주고받는 놀이로 해학과 흥이 넘친다. 줄 위에서 하늘 위로 높이 치솟으며 부리는 재주는 손에 땀을 쥐고 보게 한다.

덧뵈기 ‘탈을 쓰고 덧본다’라는 뜻에서 사용된 탈춤놀이의 남사당말. 남사당의 덧뵈기는 우리나라의 남부·중부·북부지방의 다양한 탈놀이를 종합하여 만들었다. 특정 지역성을 띄지는 않지만 재담·춤사위·연희 등 해학적인 풍자와 세련된 만담이 다른 지역의 탈놀이와 차별성을 갖는다.

덜미 민속 인형극 꼭두각시놀음의 남사당 용어로 목덜미를 쥐고 노는 인형놀이 또는 뒷덜미를 잡혀서 노는 인형놀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 박첨지 놀음, 꼭두 박첨지 놀음 등의 용어로도 불린다.

바우덕이 후예,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
남사당패 중 안성 남사당패가 전국 최고로 자리매김한 것은 ‘바우덕이’라는 인물 덕이다. 경기도 안성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바우덕이의 본래 이름은 김암덕.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등지자 다섯 살 어린 나이로 남사당에 입단한 바우덕이는 선소리, 줄타기, 풍물, 무동 등 공연예술을 두루 익혀 15살 때 꼭두쇠로 추대된다. 남사당 최초이자 최후의 여성 꼭두쇠다.

남사당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문시윤 학생모델·민유빈·정해원 학생기자(왼쪽부터)가 안성 바우덕이 풍물단의 공연을 보고, 직접 남사당놀이를 배워봤다.

남사당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문시윤 학생모델·민유빈·정해원 학생기자(왼쪽부터)가 안성 바우덕이 풍물단의 공연을 보고, 직접 남사당놀이를 배워봤다.

바우덕이가 이끄는 안성 남사당패가 평범한 서민 공연단에서 조선의 대표 공연단으로 껑충 뛰어오른 계기는 경복궁 중건이다. 1865년 흥선대원군의 부름을 받은 바우덕이는 경복궁 중건 현장에서 탁월한 능력으로 공연해 인부들의 고달픔을 덜어줬고, 엄청난 규모의 중건사업은 잘 마무리될 수 있었다. 그 공으로 흥선대원군으로부터 정3품 당상관 벼슬아치들이 쓰는 옥관자를 하사받았다. 그 후 전국 공연을 다니면 그 지역 남사당패가 절을 하며 맞아들일 정도로 존경받았다.

이때부터 안성 남사당패는 통칭 ‘바우덕이’로 불렸으며 ‘바우덕이가 왔다’ 하면 구경꾼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천부적 재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그 시대의 스타였던 셈. 안성시는 안성 남사당패와 바우덕이의 업적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00년 남사당 전수관을 건립하고 2001년부터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를 열었다. 2002년엔 시립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을 창단, 매주 상설공연을 열고 유익한 체험, 교육을 개발·보급함으로써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안성시 보개면에 있는 안성맞춤랜드의 남사당 공연장을 찾았다.

허공에 매달린 팽팽한 외줄 위에서 잰걸음으로 걷고 달리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다.

허공에 매달린 팽팽한 외줄 위에서 잰걸음으로 걷고 달리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다.

원형 공연장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한판 신명 나게 놀아볼 준비를 하니 무대에 어름산이가 등장했다. 공중에서 부리는 재주가 ‘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하다’, ‘얼음 위를 조심스럽게 걷듯이 어렵다’는 뜻으로 붙인 어름은 남사당 기예 중 으뜸으로 꼽히는데, 허공에 매달린 팽팽한 외줄 위에서 잰걸음으로 걷고 달리고 공중회전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이다.

“굿거리장단 가볼까요!” 덩기덕 쿵더러러! 어름산이의 외침에 풍물패의 신나는 가락이 연주되며 높이 3m, 길이 10m 줄 위를 겅중겅중 타기 시작했다. 떨어질 듯 고의로 실수를 해 보이며 비틀비틀 건너간다. 떨어질 듯 말 듯 아슬아슬한 걸음걸음. 하지만 줄처럼 탄력이 좋은 몸놀림과 활짝 펼쳐진 부채로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나갔다. 줄 건너기에 성공하자 관객들은 조였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일제히 박수갈채를 보냈다. “아 내가 어렵게 건너고 싶어서 건너는 게 아니라 잘 치는 사람은 잘 쳐주는데 어떤 분은 박수를 걸쩍지근하게 쳐주시니까 힘이 안 나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힘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상모돌리기는 모자를 쓰고 모자에 매단 장식을 돌리면서 추는 춤을 의미한다.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 공연에서는 12발 상모돌리기를 볼 수 있다.

상모돌리기는 모자를 쓰고 모자에 매단 장식을 돌리면서 추는 춤을 의미한다.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 공연에서는 12발 상모돌리기를 볼 수 있다.

“이 어름산이가 어떻게 가는지 두 눈 크게 뜨고 보세요. 알았죠. 이제 옆으로 앉았다 일어서면서 놀아볼게요.” 선창하면 관객들이 이내 따라 했다. “얼쑤!” “잘한다” “지화자!” “좋다!” 이에 신바람이 난 어름산이는 엉덩이로 줄 위에 앉았다가 일어서고, 가랑이 사이로 줄을 타며 줄의 탄력을 이용해 높이 뛰는 등 기발한 묘기를 선보였다. 일부러 줄 아래로 떨어지다가 다시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기술을 보이면 관객의 심장도 철렁 내려앉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방방 뛰었더니 엉덩이가 아파요.” 끊이지 않은 재담에 웃음도 멈추지 않았다. 재주를 다 보여준 뒤엔 관객들의 박수 소리에 맞춰서 내려갔다.

긴 채를 단 채상모를 돌리면서 추는 상모춤도 볼 수 있다. 허공을 휘저으며 돌아가는 채상의 멋과 다양한 춤사위가 사람들의 관심과 흥을 이끌어 낸다.

긴 채를 단 채상모를 돌리면서 추는 상모춤도 볼 수 있다. 허공을 휘저으며 돌아가는 채상의 멋과 다양한 춤사위가 사람들의 관심과 흥을 이끌어 낸다.

다음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며 신명을 북돋우는 풍물을 선보였다. 놀이판을 열고 흥겨운 장단과 악기별 연주, 다양한 움직임과 춤을 보여준다. 풍물패의 다양한 움직임을 진법이라고 하는데, 형태에 따라 외줄, 쌍줄, 네 줄의 형태를 비롯해 원형, 삼각형, 오각형, 지그재그 등 다양한 대형을 지닌다. 그리고 벅구놀이, 상모돌리기, 무동타기, 아이를 던져 받는 새미받기 등의 다양한 놀이가 있다.

긴 채를 단 채상모를 돌리면서 추는 상모춤도 볼 수 있다. 허공을 휘저으며 돌아가는 채상의 멋과 다양한 춤사위가 사람들의 관심과 흥을 이끌어 낸다.

긴 채를 단 채상모를 돌리면서 추는 상모춤도 볼 수 있다. 허공을 휘저으며 돌아가는 채상의 멋과 다양한 춤사위가 사람들의 관심과 흥을 이끌어 낸다.

웃다리 가락의 풍물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박자를 맞추며 공연에 합류했다. 줄타기를 보며 덩달아 긴장되었던 근육은 풍물 소리에 들썩이다 보면 절로 풀어지는데 태평소 소리가 자지러지게 심금을 울리고 꽹과리·북·장구·징·소고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대를 힘차게 누볐고, 12발(발 12개를 합친 길이, 약 18m) 리본이 달린 상모도 쉬지 않고 빙글빙글 돌아갔다.

풍물놀이에서 소고를 맡아 치는 사람이 몸을 공중에 날리며 비스듬히 원을 그리는 춤사위를 선보였다. 뒤로 눕다시피 하여 빙글빙글 도는 동작이다.

풍물놀이에서 소고를 맡아 치는 사람이 몸을 공중에 날리며 비스듬히 원을 그리는 춤사위를 선보였다. 뒤로 눕다시피 하여 빙글빙글 도는 동작이다.

중간쯤 버나 묘기도 볼 수 있었다. 서로 버나를 던지고 주고받으며 묘기를 보여주는 와중에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버나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바우덕이 후예들이 펼치는 무대는 뜨겁게 달아올라 공연자와 관람자를 하나로 만들었다. 우리 조상들이 농사일의 고단함을 이렇게 한판 놀이로 풀어냈구나 생각이 들며 답답하게 쌓여있던 일상의 피로가 시원하게 풀어지는 듯했다.

버나는 가정에서 곡물을 거르는 데 쓰는 채를 돌리기 쉽도록 가죽으로 둥글고 넓적하게 개조한 것을 돌리며 묘기를 부리는 것이다. 담뱃대나 기다란 나무 채로 버나를 돌리고 하늘 높이 던지며 받아내는 묘기를 보여주는 와중에도 버나는 쉬지 않고 돌아간다.

버나는 가정에서 곡물을 거르는 데 쓰는 채를 돌리기 쉽도록 가죽으로 둥글고 넓적하게 개조한 것을 돌리며 묘기를 부리는 것이다. 담뱃대나 기다란 나무 채로 버나를 돌리고 하늘 높이 던지며 받아내는 묘기를 보여주는 와중에도 버나는 쉬지 않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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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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