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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수영 '사건' 터지나…황선우 200m 안했는데 벌써 난리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황금 세대'를 앞세운 한국 수영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일 메달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대회 사흘 만에 벌써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메달 수를 넘어섰다.

 26일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주호, 최동열, 김영범, 황선우(왼쪽부터). 연합뉴스

26일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주호, 최동열, 김영범, 황선우(왼쪽부터). 연합뉴스

한국은 경영 일정의 절반을 소화한 26일까지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를 따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얻은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의 성적을 벌써 추월했다.

이대로라면 '마린 보이' 박태환이 버티고 있던 2006년 도하 대회(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1개)와 2010년 광저우 대회(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를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바라볼 수 있다. 선수단이 기다리는 금메달이 아직 더 남아 있어서 그렇다.

금메달 2개는 모두 지난 25일 나왔다. 황선우(20), 이호준(22), 김우민(22), 양재훈(25)으로 구성된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이 아시아 신기록(7분01초73)을 14년 만에 갈아치우면서 한국 수영 단체전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또 자유형 50m에선 지유찬(21)이 21초72로 아시안게임 신기록과 한국 신기록을 동시에 작성하면서 깜짝 금메달을 땄다.

26일에는 기념비적인 은메달 두 개를 추가했다. 자유형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15분01초07의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가 이 종목 메달을 딴 건 2010년의 박태환 이후 13년 만이다.

뒤이어 열린 남자 혼계영 400m 결선에서는 배영 이주호(28), 평영 최동열(24), 접영 김영범(17), 자유형 황선우가 순서대로 헤엄쳐 역시 13년 만의 이 종목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들이 합작한 3분32초05는 새로운 한국 신기록이기도 했다.

25일 남자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왼쪽부터). 연합뉴스

25일 남자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왼쪽부터). 연합뉴스

동메달 역시 매일 한 개 이상 나왔다. 첫날인 24일 이주호가 남자 배영 100m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땄다. 황선우도 남자 자유형 100m 동메달로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손에 넣었다.

25일엔 최동열이 남자 평영 100m에서 59초28의 한국 신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시상대에 오른 건 1962년 자카르타 대회의 진장림 이후 61년 만이다. 한국 여자 수영의 기둥 김서영(29)도 같은 날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내 2회 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26일엔 이은지(17)가 여자 배영 200m에서 3위로 들어왔다. 1998년 방콕 대회 200m의 심민지와 100m의 최수민(이상 3위) 이후 25년 만에 여자 배영 종목 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금메달은 남자 자유형 쪽에 몰려 있지만, 동메달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종목에서 쏟아졌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여자 개인 혼영 200m에서 한국 수영의 유일한 금메달을 수상한 뒤 항저우에서도 같은 종목 동메달을 목에 건 베테랑 김서영. 연합뉴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여자 개인 혼영 200m에서 한국 수영의 유일한 금메달을 수상한 뒤 항저우에서도 같은 종목 동메달을 목에 건 베테랑 김서영. 연합뉴스

한국 경영의 메달 레이스는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돌았다. 아직 굵직한 경기도 많이 남아 있다. 에이스 황선우가 27일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경기를 앞두고 있다. 황선우는 명실상부한 이 종목 아시아 최강자다. 자유형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도 29일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그보다 하루 먼저 열리는 자유형 800m도 금메달이 유력하다. 항저우에서 역대 최초로 금메달 5개 이상을 따내는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 수영은 박태환이 은퇴한 뒤 급격한 침체에 빠졌다. 안방에서 열린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 없이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에 그쳐 절대적인 에이스의 공백을 실감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김서영이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우승하면서 '노골드'를 면했을 뿐,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속속 아시아 정상급으로 올라서고 있다. 황선우는 이미 '월드 클래스'로 인정받았고, 이호준·김우민 등은 세계 레벨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이들이 호흡을 맞추는 계영 800m 대표팀은 2년 전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도쿄 올림픽 은메달 기록(7분01초81)보다 더 빠른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여자 배영 200m 동메달을 따낸 17세 국가대표 이은지. 연합뉴스

여자 배영 200m 동메달을 따낸 17세 국가대표 이은지. 연합뉴스

미래도 밝다. 남자 혼계영 400m 대표팀에서 접영 주자로 은메달을 딴 김영범과 여자 배영 200m에서 동메달을 가져간 이은지는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17세 고교생이다. 그런데도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 곁에서 힘차게 물살을 갈라 최상의 성적을 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수확한 최동열은 "한국 수영은 매번 중국과 일본에 밀려 아시아 3위라는 인식이 강했다. 혼계영에서 일단 일본을 제치고 2위를 한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이렇게 힘을 합쳐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가장 높은 곳에 설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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