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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이재명 모두 반대했는데…'경기북도 설치' 김동연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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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를 하고 있다. 경기도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를 하고 있다. 경기도

김동연 경기지사가 승부수를 던졌다. 행정안전부에 자신의 공약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역대 경기지사들은 모두 반대한 일이다.

경기도,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위한 주민 투표 추진

 김 지사는 25일 “경기북도를 만들어 북부를 대한민국 성장잠재력의 가장 큰 원천이고 심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일 (내가 직접) 국무총리를 만나고 행안부를 방문해 공식적으로 주민투표 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경기북도’를 설치해 2040년까지 17년간 모두 213조5000억원의 투자와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0.31%p를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한 첫 행정절차로 경기도는 오는 26일 행정안전부에 경기북도 설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이날 콘텐트미디어존(CMZ)·평화경제존(DMZ)·에코메디컬존(EMZ) 등 ‘3-Zone 클러스터’ 조성과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IT(정보통신), 국방‧우주 항공, 지역특화산업, 메디컬‧헬스케어, 그린바이오, 에너지 신산업, 미디어 콘텐츠, 관광‧마이스 등 조성 등 9대 산업 벨트, 경기북부 시·군 인프라 확충 등 3대 추진 전략도 공개했다. 파주 디스플레이단지, 의정부 바이오 첨단의료단지, 가평 탄소중립관광 시범지구, 김포·고양 가상현실·증강현실 및 메타버스 콘텐트 플랫폼, 포천 드론특구 등을 확대 또는 신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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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도 대거 확충하는 등 2040년까지 17년간 인프라 43조5000억원과 기업투자유치 170조원 등 21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경기북도를 통해 연평균 98조1600억원(대한민국 평균 GDP의 4.16%)의 추가 생산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연관산업 효과 등을 통해 비수도권의 동반 성장도 가능하다”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역대 지사들은 반대, 김동연은 ‘공약’으로 걸어

 경기북도 설치는 경기도의 해묵은 현안이다. 1987년 대선을 시작으로 매년 선거마다 언급됐지만 진전은 없었다. 역대 경기지사들이 모두 반대한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맞붙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경기 북부를 무작정 분리하기보단 개발시킬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지사는 공약으로 ‘경기북도 설치’를 내세웠다. “낙후되고 소외된 경기북부 발전을 위해 제주·세종 같은 특별자치도로 조성해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선인 시절엔 인수위에 전담 TF팀을 두고 경기북부지역 국회의원들을 찾아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3월엔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7월 1일 경기북도 출범 목표”라고 밝혔다. 동두천, 연천, 가평, 의정부 등 북부지역 시·군의회도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결의안 채택한을 상태다. 경기도는 주민투표 건의가 받아들여져 내년 총선 전인 2월쯤 실제 주민투표가 이루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주민투표 해도…넘어야 할 산 많다.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다수이더라도 당장 경기북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은 직을 걸고 무상급식 찬반을 주민투표에 부쳤다가 최종 투표율이 25.7%(당시 법상 33.3% 투표율이 넘어야 효력 인정)에 그치자 시장직을 내려왔다. 경기도의 주민투표는 도민의 의견을 묻는 참고용이다. 주민투표법 8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치는 경우 실시하는 주민투표는 주민투표 효력 확정에 관한 규정(유권자의 4분의 1 이상 투표) 등이 일부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경기북도 설치 여부에 대한 결정은 최종적으로 정부와 국회의 몫이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국민의힘 김성원·최춘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민철의원 등이 발의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은 3건이 계류 중이다.

경기도가 주민투표 추진 카드를 꺼낸 것은 임기를 7개월 남짓 남긴 21대 국회가 이 법안을 처리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다. 임기가 만료되면 계류 중인 법안들은 자동 폐기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다수임이 확인된다면 임기말 입법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여의치 않을 경우 차기 국회에서도 경기북도 설치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문희상 민관합동추진위원,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국회의원, 시장군수, 경기도의원 및 도민 등 250여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25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문희상 민관합동추진위원,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국회의원, 시장군수, 경기도의원 및 도민 등 250여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김 지사는 투표에 직을 걸지는 않았지만 만약 투표율 저조로 투표가 무효가 되거나 반대 의견이 다수로 확인된다면 경기북도 추진 동력은 사라질 수 있다. 경기도는 지난 7월 경기도민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5%(2750명)가 경기북도 설치에 찬성한 점을 강조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북부 주민은 65.2%, 남부 주민은 51.4%가 찬성하는 등 북부 주민들의 북도 설치 요구가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김 지사의 희망사항을 받아들이지도 아직 미지수다. 투표 진행 비용 등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경기북부 주민투표의 경우 국가 정책 투표인 만큼 국가에서 투표 비용을 낸다”며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투표는 투표율이 저조해 개표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130억원 정도가 들었는데 경기도는 유권자 수 등 서울보다 규모가 커서 개표까지 진행되면 400억~500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는 “경기북부는 대한민국 신성장을 이끌 최적지로, 특별자치도 설치와 경기북부 대개발은 대한민국 경제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연간 사업의 파급효과는 비수도권의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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