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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보령, K신약 잠재력 입증 … 임상 연구 효율화로 연매출 1조 시대 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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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주목하는 K제약·바이오 기업

임상 단계부터 빠르게 제품화 추진
카나브, 중남미 등 해외 진출 성공
연 16% 성장, 반기 최대 실적 달성

보령 소속 연구원이 희귀 혈액암 등 항암제 분야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보령 소속 연구원이 희귀 혈액암 등 항암제 분야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만성질환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앞둔 보령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주목하는 기업이다. 심혈관, 당뇨병, 암, 중추신경계(CNS) 질환 등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고성장 구조를 확보했다. 실제 보령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201억원, 영업이익은 350억원으로 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런 추세라면 당초 보령이 자체 전망했던 목표인 매출 8100억원, 영업이익 610억원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특히 보령의 연평균 성장률은 최근 3개년간 16%에 이른다. 국내 상위권 제약사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임상 연구 개발 효율화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끌어낸 보령의 힘이다.

다양한 임상 연구로 적응증을 추가하고 복합제를 개발하는 임상 연구로 자가 제품력 강화한 보령의 고성장 전략은 국산 신약 처방 1위인 카나브에서 입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카나브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카나브는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K신약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보령은 카나브의 핵심 성분인 피마사르탄에 다양한 약 성분을 추가한 카나브 패밀리 전략으로 제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임상적 근거를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카나브 패밀리는 출시 10주년인 2021년 최초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보령은 신규 카나브 패밀리 제품을 출시하면서 5개년 평균 23% 이상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보령은 카나브를 필두로 카나브 플러스,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 플러스 등 다양한 카나브 패밀리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카나브와 다른 기전으로 혈압 강하 효과를 지닌 유효 성분 2~3종을 섞거나,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고혈압과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을 동시에 치료한다. 카나브 패밀리 같은 복합제는 복약 순응도를 높여 만성질환의 장기적 예후에 긍정적이다. 보령은 신규 카나브 패밀리 후속 제품 개발로 라인업 확장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항암 신약 내년 2상 진입 기대

보령에서 넥스트 카나브로 주목하는 분야는 항암제(ONCO) 사업이다. 보령은 ▶젬자·캠푸토·옥살리틴·젤로다·온베브비 등 소화기암, ▶디탁셀·삼페넷 등 여성암, ▶뉴라스타·그라신 등 완화 치료 등 다양한 품목으로 항암 치료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항암제 전문 제약사’로 존재감을 돋보이게 했다.

보령은 속도감 있는 항암제 임상 연구로 제품화를 추진한다. 여러 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리뷰해 도입하는 디벨롭먼트로 임상 단계부터 빠르게 제품화를 추진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전략이다. 보령의 퍼스트인클래스(First-in -class) 항암 신약 후보물질인 BR101801도 이렇게 도입했다. 현재 희귀 혈액암인 말초 T세포 림프종(PTCL)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BR1018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돼 조건부 허가를 통해 임상 2상을 완료 후 조기 출시가 가능하다. 치료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료에 대한 반응률이 낮은 악성 림프종인 PTCL은 치료할 수 있는 약이 거의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이다. 특히 사망률이 높고 재발률도 68%에 달한다. BR101801는 임상 1a상에서 총 9명의 PTCL 환자 중에서 1명의 완전 관해(CR), 2명에게서 부분 관해(PR)를 확인하며 효능을 확인했다.

현재 보령은 재발 또는 불응성 PTCL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보령은 올해 안으로 임상 1b상을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규모를 늘려 임상 2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하는 면역 세포 치료 분야도 놓치지 않는다. 보령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 면역 세포 치료 전문 기업인 바이젠셀의 T세포 기반 플랫폼 기술을 확보했다. 바이젠셀은 국내 최초·최다 T세포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맞춤형 T세포 면역항암 치료제 바이티어(ViTier), ▶범용 면역억제 치료제 바이메디어(ViMedier), ▶범용 감마델타 T세포 면역항암치료제 바이레인저(ViRanger) 등 3종류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6종의 면역 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면역 세포 치료 연구도 순항중

이 중 임상 연구 속도가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은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VT-EBV-N)다. 사람의 혈액에서 면역 세포의 일종인 T세포를 채취해 개인 맞춤형으로 T세포를 분화·배양하는 바이티어 플랫폼이 적용됐다. VT-EBV-N은 올해 5월 환자 등록을 완료하면서 임상 2상이 본격화한 상태다. 보령은 개발 단계에서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된 만큼 임상 2상을 완료한 다음 조건부 허가를 취득해 조기 상업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VT-EBV-N은 임상 1상에서 무재발 생존율 90%의 효과를 보였다. 특히 NK/T세포 림프종뿐 아니라 위암, 비인두암 등으로 확장 가능성이 분석이다.

보령의 전 부문에 걸친 고성장에는 혁신적 연구개발 역량이 뒷받침했다. 복약 편의성을 높인 복합제 개발로 자가 제품력을 강화하고,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의 임상 연구 효율화로 수익성 실현에 집중한다. 보령 신약연구센터 김봉석 센터장은 “NRDO 전략으로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고 속도감 있는 임상으로 개발 효율성을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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