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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쓰고 열창, 노래 끝마다 “감사합니다”…포스트 말론 첫 내한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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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팝스타 포스트 말론의 첫 내한 공연이 열렸다. 이날 관객 3만 명이 공연을 찾았다. [사진 포스트 말론 인스타그램]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팝스타 포스트 말론의 첫 내한 공연이 열렸다. 이날 관객 3만 명이 공연을 찾았다. [사진 포스트 말론 인스타그램]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꼭 말하고 싶은 것은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가라는 겁니다. 끊임없이 사랑하고 표현하세요!”

미국 팝스타 포스트 말론(28)이 무대 위에서 던진 메시지는 간결했다. 3만 명의 청춘들은 이에 동의한다는 듯 큰 환호로 답했다.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에서 그는 2시간 가까이 강렬한 음악을 선보이며 젊음의 에너지를 쏟아냈다.

포스트 말론은 올해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에서 가장 많은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은 가수다. 1000만장 넘게 팔린 음반에 부여되는 다이아몬드 인증을 2011년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8개를 받았다.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브루노 마스의 6개 기록을 깼다.

바이올린·첼로 등 현악 4중주단과 기타·드럼 등 밴드의 화려한 오프닝 연주 후,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들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무릎 위까지 오는 짧은 반바지를 입은 포스트 말론이 등장했다. 맥주가 든 빨간 플라스틱 컵을 무대 귀퉁이에 살짝 내려놓더니, 초반부터 열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팝스타 포스트 말론의 첫 내한 공연이 열렸다. 이날 관객 3만 명이 공연을 찾았다. 어환희 기자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팝스타 포스트 말론의 첫 내한 공연이 열렸다. 이날 관객 3만 명이 공연을 찾았다. 어환희 기자

그의 곡은 빌보드 차트에 올라 장기간 머무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빌보드 싱글 차트(핫100)에 52주(1년)간 머물렀던 ‘베터 나우’가 첫 곡으로 시작되자 우렁찬 떼창이 울려 퍼졌다. 역시 빌보드 핫100에서 44주 동안 사랑받은 두 번째 곡 ‘와우’가 이어졌다. 포스트 말론은 카리스마 넘치는 랩 실력을 뽐내다가 급기야 마이크를 잠시 바지 주머니 속에 넣고 리듬감 넘치는 격한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노래를 부르기 전 그는 곡을 썼을 당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관객들에게 짤막하게 설명했다. “열 받은 상태에서 만들었다”고 소개한 곡 ‘오버 나우’부터 ‘테이크 왓 유 원트’ ‘록스타’ 등을 부를 땐 불기둥과 불꽃이 연출돼 그가 마치 분노 속에 둘러싸인 듯 보였다. “(이별로)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 쓴 곡”이라고 밝힌 ‘아이 폴 어파트’는 주저앉아 바닥을 쾅쾅 내리치며 절규하듯 불렀다.

‘MZ 세대의 뮤지션’이라고 불릴 만큼 그의 주 청취자는 젊은 세대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지난 19일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 말론의 음악을 가장 많이 청취한 연령대는 23~27세로 전체 청취자 중 약 30%였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 역시 대부분 젊은 층이었다. 노래가 끝날 때마다 어눌하게 “감사합니다”를 말해 관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고, 스탠딩석에 있었던 팬 한 명과 합동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포스트 말론은 “공항에서 만난 팬인데, 기타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고 소개한 뒤 팬이 전달한 갓을 쓰고, 그의 기타 반주에 맞춰 곡 ‘스테이’를 불렀다.

앙코르 전 마지막 곡인 ‘콩그레츄레이션’을 부르기 전에 “언제나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나 자신이 돼야 한다. 누구도 당신의 꿈을 막게 놔두지 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발매한 정규 5집 ‘오스틴’을 알리는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 이달 홍콩·도쿄 등 아시아 도시들을 방문한 다음 연말까지 전 세계 투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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