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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추석에도 ‘바쁘다 바빠’…사업+엑스포 ‘두 마리 토끼’ 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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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기업인들에게 추석 명절은 연휴인 동시에 본격적으로 ‘내년 살림’을 고민해야 하는 기간이다. 특히 최근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와 중국의 경기 부진, 유가 상승세가 겹치면서 애초 기대했던 ‘상저하고’ 경기 가능성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9월10일(현지 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9월10일(현지 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에 재계의 수장들도 엿새간의 연휴 동안 해외로 출장을 떠나거나 기존 사업과 조직을 재구성하는 ‘워킹 홀리데이’를 보낼 예정이다. 특히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해외 곳곳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설득하며 사업 기회까지 얻는 ‘두 마리 토끼 잡기’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최태원, 해외서 더 머물러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 방문에 나선다. 이 회장은 그동안에도 명절 연휴 기간이면 글로벌 행보에 나서 현지 사업을 챙겨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복권된 직후 추석 연휴엔 파나마에서 중남미 지역 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멕시코의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공장,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드 정유공장 등을 방문했다. 이번에도 해외 출장을 통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지난 6월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지난 6월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연휴 후반부에 해외 출장길에 나선다. 그는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어느 기업인보다 유치 활동에 적극적이다. 최 회장은 오는 11월 28일(현지시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전까지 회원국들을 돌며 ‘한 표’를 부탁하고 있다. 그는 매년 추석 이후 열리는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도 내달 16~18일 파리에서 열기로 하는 등 추석 이후엔 국내보다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많을 예정이다.

정의선·구광모 회장은 미래 전략 ‘담금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연휴에 별다른 해외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미국 등을 다녀온 정 회장은 국내에 머물며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기아 EV5 등 전기차의 하반기 해외 시장 출시 등 현안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또 전기차가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하면서 미국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협업 논의가 부쩍 늘어나는 등 사업 전반의 변화 구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열린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 : 바퀴에 희망을 싣고)'의 25주년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기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열린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 : 바퀴에 희망을 싣고)'의 25주년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기아

구광모 회장은 오는 26일 열릴 예정인 ‘LG 사장단 워크숍’에서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논의한다. 구 회장이 지난해 사장단 워크숍에서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 가서는 안 된다”강조한 만큼, 미래 사업으로 꼽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의 진척 상황과 전략 보완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후 추석 연휴에는 워크숍에서 나온 분야별 경영 성적과 전략을 놓고 미래 전략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29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LG

지난해 9월29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LG

“엑스포,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 될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 데 모은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사진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 데 모은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사진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추석에도 한국과 일본의 사업장을 오가며 ‘셔틀 경영’을 이어간다. 특히 롯데는 엑스포 후보지인 부산에 롯데월드를 비롯해 건설·제과 등 주요 계열사의 생산 시설이 있어, 신 회장도 엑스포 유치에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 유치는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지만, 기업이 기업 브랜드를 알리고 사업 기회를 잡기에도 매력적인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같이 돌파구가 없는 시기에 엑스포 유치로 새로운 비즈니스가 오가고 해외 투자자들이 찾아오면 어떤 식으로든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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