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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첫 美상원의원 나오나…앤디 김, 뇌물혐의 중진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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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김 미국 뉴저지주 하원의원이 지난 7월 27일 미국 워싱턴 하원 건물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정전의 날 기념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앤디 김 미국 뉴저지주 하원의원이 지난 7월 27일 미국 워싱턴 하원 건물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정전의 날 기념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저지주(州)의 민주당 3선 하원의원인 앤디 김이 23일(현지시간) 상원의원 도전을 선언했다. 전날 상원 외교위원장이자 뉴저지를 지역구로 둔 같은 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됐는 데도 불구하고 의원직을 유지할 뜻을 밝히자, 당내 대항마로 나선 것이다.

CNN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메넨데스 의원이 당내 비판에도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고 말하며 의원직 사퇴를 거부했다”며 “그에 대항해 출마를 해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며 상원의원 도전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어 “민주당이 뉴저지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하거나 국가의 청렴성을 훼손하는 상황이 와선 안 된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회복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앤디 김 미국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은 23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밥 메넨데스 뉴저지 상원 의원이 당내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의원직 사퇴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그를 물러나게 해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X 캡처

앤디 김 미국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은 23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밥 메넨데스 뉴저지 상원 의원이 당내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의원직 사퇴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그를 물러나게 해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X 캡처

김 의원이 내년 민주당 예비선거를 거쳐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첫 미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뉴저지 남부에서 자란 김 의원은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중동 안보 전문가다. 지난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 국무부에 입성했고,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의 전략 참모로 일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하면서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대응에 힘을 보탰다. 김 의원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뉴저지 중남부를 지역구로 뒀는데도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다.

한편 김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상대인 메넨데스 의원은 전날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이집트 정부의 무기 거래를 돕고 기업인에 대한 수사를 방해한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뉴욕연방지방검찰에 기소됐다. 뇌물수수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메넨데스 의원의 부인 네이딘도 함께 기소됐다.

밥 메넨데스 민주당 뉴저지 상원의원. AP=연합뉴스

밥 메넨데스 민주당 뉴저지 상원의원. AP=연합뉴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메넨데스 의원은 지난 2018년 교제하던 네이딘의 소개로 알게 된 이집트계 기업인 와엘하나에게 이집트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관련 비공개 정보와 카이로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의 국적과 규모 등 민감한 정보를 넘기고, 그 대가로 금괴와 현금을 받았다. 이집트 정부 관리가 미 상원에 군사 지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대필하기도 했다.

검찰은 메넨데스 의원 부부가 지역구인 뉴저지의 기업인들로부터 현금 48만 달러(약 6억 4200만원), 금괴 10만 달러(약 1억3400만원), 6만 달러(약 80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 등 뇌물을 받은 사실도 지난해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인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이전에도 연방법 위반 혐의로 한 차례 기소된 적이 있다. 지난 2015년 메넨데스 의원은 1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2018년 배심원단의 불일치 평결로 혐의에서 벗어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메넨데스 의원이 형사 기소 혐의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뇌물 수수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난 사실은 충격을 던진다”고 지적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검찰의 기소 직후 외교위원장 자리에선 물러났다. 하지만 의원직 사퇴는 거부하고, 법정에서 무죄를 다투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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