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러 군사거래 강력 대응"…러 외교차관 "양국 관계 심각한 손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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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북한의 군사거래 가능성에 대해 강력 대응을 경고한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총희 기조연설을 두고 러시아 측이 "양국 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가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22일(현지시간) 스푸니크 통신은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이 이날 이도훈 주러시아 한국대사에게 윤 대통령의 연설을 "비우호적 발언"이라고 규정한 뒤 "이는 러시아와 한국 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외교부가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 대사가 이 같은 입장을 즉각 한국 정부에 보고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 타스=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세계평화의 최종적 수호자여야 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다른 주권국가를 무력 침공해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무기와 군수품을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지원받는 현실은 자기모순적"이라며 러시아의 행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루덴코 차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불행하게도 한국은 추측에 기반을 둬 러시아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양국 협력 발전에 비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실망을 야기한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의 작심 발언 이후 주한 러시아 대사관도 21일 논평을 통해 "미국 정부가 발의하고 미국과 한국 언론이 뒤쫓은 러북 협력 폄훼 선전전에 가세한 것은 깊은 유감을 불러일으킨다"며 "러시아는 우리의 우호적 이웃이자 오랜 파트너인 북한과 관련된 것을 포함해 맡은바 국제 의무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러시아가 그와 같이 우려스러운 군사협력을 북한과 하지 않을 것이라면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