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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독사 할 듯…간병인이 돌보겠지" 중장년층 절반의 생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요양시설에서 환자가 요양보호사(가운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건강보험공단

요양시설에서 환자가 요양보호사(가운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건강보험공단

2021년 3378명이 고독사했다. 58.6%가 50~60대 중장년층이다. 이런 통계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돌봄과 미래 45~69세 1000명 설문조사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45~69세 1000명 설문 조사했다. 본인이 고독사할 가능성이 70% 넘는다고 답한 사람이 응답자의 23.1%에 달한다. 24.3%는 그 가능성이 50~70%에 달한다고 했다. 본인의 고독사를 점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매우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1000명 중 돌봄이 필요한 가족(부모 등)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517명이다. 부모 등(피돌봄자)과 함께 거주하는 사람이 48.4%이다. 피돌봄자의 84명(16.2%)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지낸다. 나머지는 혼자 거주한다. 84명 중 스스로 입원(입소)한 경우는 38.1%, 원하지 않는데도 입원한 경우가 50%이다(나머지는 잘 모르겠다).

부모의 뜻에 반해 입원(입소)시킨 후 미안함(93%), 죄책감(76.2%)을 느낀다. 84.5%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중장년층 응답자 본인이 입원(입소)하는 경우라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가족이 원하면 그리될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88.2%에 달했다. 본인 생각과 무관하게 자식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여긴다. 요양병원이나 시설에 가길 꺼리는 이유는 갇혀 있다거나 원하는 걸 못하기 때문이다.

중장년층 응답자의 46%는 부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면 돌보겠다고 답했다. 반면 자녀의 돌봄을 받길 원하는 사람은 17.2%에 지나지 않았다. 자녀가 본인을 돌볼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21.9%에 불과하다. 78.1%는 자녀가 돌보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결국 요양보호사나 간병인(51.4%), 배우자(29.5%)가 돌볼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20.3%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적이 있다고 한다. 가족 돌봄 과정에서 63%는 우울증세·스트레스를 겪었고, 58%는 가족과 갈등이 벌어졌다.

517명(51.7%)은 가족 중에 돌봐야 할 대상이 있다. 이 대상이 노인인 경우가 44.4%로 가장 많다. 환자나 장애인이 15.9%이다. 가족을 돌보는 사람의 55.4%는 전적으로 보고, 27%는 요양보호사와 병행한다. 전적으로 돌보면 하루 8.1시간, 요양보호사와 함께하면 6.4시간을 돌봄에 쓴다.

고독사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고독사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가족을 돌보면서도 충분히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64.4%)을 느낀다. 58.7%는 돌봄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비슷한 비율로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다는 생각을 한다.

중장년층의 95.5%는 앞으로 돌봄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가장 선호하는 돌봄 형태는 ‘요양보호사가 주 돌봄자, 본인은 보조’이다. 39.5%가 그렇다. ‘본인 주 돌봄-요양보호사 보조’는 29.6%이다.

정부나 사회의 돌봄 서비스에 대해서는 84%가 부족하다고 여긴다. 의료비나 간병비 같은 경제적 지원(72%), 요양보호사나 간병인 지원(55.8%)을 원한다.

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은 “대부분 가정 돌봄이라는 절박한 문제에 부닥쳐 있다. 재난 수준에 와있다. 그런데 대책이 미비하다”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중앙정부가 속도를 내고, 국회가 법률을 제정해 지역사회돌봄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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