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덕에 전기차도 쭉쭉" KG모빌리티 품은 글로벌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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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가 1년간의 몸풀기를 마치고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내놨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 사진 KG모빌리티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 사진 KG모빌리티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21일 ‘미래 발전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난 1년간 판매 물량 증대와 흑자 전환, 자동차 업계 최초 임단협 타결 등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추후 차별화된 상품과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으로 가치 있는 삶을 지원하는 ‘넘버원(No.1) E-모빌리티 브랜드’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KG그룹에 인수돼 새 옷을 입은 이후,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토레스 판매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이자 7년 만의 상반기 흑자 전환이었다. 지난 8월에는 국내 완성차 업계 중 가장 먼저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등 노사 관계도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이같은 성과를 발판 삼아 전동화 전환에 보다 속도를 내고 글로벌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전기차(EV)·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미래 모빌리티 부문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출시한 전기 SUV ‘토레스 EVX’를 시작으로 전동화 모델을 순차적으로 발표, 2026년까지 매년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EV 전용 플랫폼을 구축 중이란 설명이다. 더불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고성능·고효율 하이브리드’도 개발 중이다.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엔진 효율을 43% 이상 개선한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0일 KG모빌리티가 출시한 토레스 EVX. 사진 KG모빌리티

지난 20일 KG모빌리티가 출시한 토레스 EVX. 사진 KG모빌리티

전기차 배터리는 중국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우선 적용한다.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이유에 대해 곽 회장은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한 판단”이라며 “가격과 성능,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대한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BYD의 제품을 쓰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과도 협의 중인 만큼 추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배터리 팩 제조 자체 기술 확보를 위해 창원 엔진 공장에 배터리 팩 공장도 지을 계획이다.

레벨2.5 수준인 자율주행 기술도 업그레이드한다. 최근 글로벌 업체들이 레벨3(조건부 자율운행) 개발보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고도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처럼, KG모빌리티 역시 자사 ADAS 브랜드 ‘딥컨트롤’의 고도화에 힘쓰겠다는 얘기다. 또, SDV 전환 흐름에 따라 2024년 출시될 신차부터는 무선업데이트(OTA)도 제공한다. 조영욱 상품본부장(상무)은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와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 모빌리티 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포부도 내놨다. 신생 브랜드이니만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춰 전략을 달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내년 가을 설립되는 독일 직영 판매법인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고,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는 지난해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와 맺은 프로젝트를 활용한다. 이밖에 남미·중앙아시아 시장 등도 개척할 예정이다.

KG모빌리티는 2026년까지 총 32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내수 12만 대, 해외 10만대, 반조립제품(CKD) 10만 대 등을 아우른 수치다. 곽재선 회장은 “이를 위해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500억원을 투입해 평택 공장을 개조 중”이라며 “새로운 부지 확보를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작은 ‘서브 공장’을 짓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 시설을 확대하는 것과 발맞춰 가겠다는 의미다.

곽 회장은 또 “KG모빌리티 원년 흑자 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다시는 적자 기업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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