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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해임 건의안 가결...헌정 사상 최초 국회 통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총리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75년 헌정사상 처음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결과 총투표수 295표 중 가 175표, 부 116표, 기권 4표로서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이다. 표결은 무기명 전자투표로 이뤄졌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결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앞서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및 잼버리 파행 논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관련 논란 등의 책임을 물어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지난 18일 국회에 제출했다.

한 총리는 헌정사 처음으로 해임건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총리가 됐다.

과거 정일권·황인성·이영덕 총리 해임건의안은 부결됐고, 김종필·이한동·김황식 총리 해임건의안은 기한(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폐기됐다.

국회의 해임건의는 구속력이 없어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윤 대통령은 앞서 국회를 통과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무위원 해임건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표결에 앞서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에서 "지난 16일 민주당은 비상의원총회에서 한 총리 해임 건의안 제출을 의결하고 이틀 뒤인 18일 실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18일은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로 이는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이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맞불 성격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한 정치공세로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이 가결되면 우리 헌정사의 씻을 수 없는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벌어진 행정, 외교, 안보, 경제 등 국정 전체에 광범위한 무능과 폭망 사태의 중심에 총리가 있었다"며 "무책임한 내각운영으로 민생과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싸우라는 말 한마디에 국민의 대의기관을 상대로 정쟁하고 고압적 태도와 비아냥으로 일관하며 국회와 국민을 조롱하고 멸시한 총리 또한 선을 한참 넘었다"며 "삼권분립의 경계를 총리가 앞장서서 훼손시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대한 도전으로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총리 해임건의안 처리가 무능력 해체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민생경제 회복, 국민생명과 안전보장, 자주적 외교와 든든한 안보,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의 복원을 위해서라도 내각을 전면 개편하고 국정운영 기조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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