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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중국산 두고 뭣하러"…한국 오는 伊 푸른꽃게, 뜻밖 걸림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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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중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푸른 꽃게.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지중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푸른 꽃게. AFP=연합뉴스

최근 국내 해산물 수입업체들이 이탈리아로부터 수입을 추진하는 ‘푸른 꽃게’(블루 크랩)의 실제 국내 유통 가능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오간다. 수입 절차 자체는 복잡하지 않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 수입업체들이 이탈리아에서 들여오려는 푸른 꽃게(학명:CallinectesSapidus)의 수입 절차는 복잡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 기준에 따라 수입 가능한 품종이어서 정밀·현장·서류 등 3가지 검사에서 ‘적합’을 받으면 통관이 가능하다.

인천의 한 수입업체는 “우린 이미 5∼6년 전부터 그리스 등지에서 해당 품종을 수입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의 꽃게 수출 업체와 미팅을 하기 위해 현지 당국에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른 한 업체는 이미 내달 말 푸른 꽃게 판매를 상정하고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고 한다.

다만 업계에선 이탈리아산 푸른 꽃게가 한국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는 중국산 꽃게가 있는 데다, 이탈리아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튀니지에서도 비슷한 꽃게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소래공판장 인근 어시장에서 한 상인이 꽃게를 정돈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소래공판장 인근 어시장에서 한 상인이 꽃게를 정돈하고 있다. 뉴스1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이 발표한 한국의 꽃게 교역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꽃게 1만2860t 중 저렴한 중국산이 1만2470t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그다음이 튀니지산 160t이었다.

박경수 꽃게 수입업체 꼬메스 이사는 “가장 맛있는 국산 꽃게 값도 많이 내려간 상태에서 푸른 꽃게가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이탈리아는 튀니지와 달리 인건비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꽃게를 수거해 가공까지 하려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중국산 꽃게가 엄청나게 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탈리아 현지에서 1㎏당 700∼800원에 꽃게를 사들여 국내로 들여와야 한다”고 말했다.

5년 업력의 꽃게 수입업체 소속 나명훈 이사는 “당초 버려지던 푸른 꽃게를 수입하려면 분류 작업도 해야 하고, 냉동비에 운송비도 별도로 든다. 개인 소비자들이 재미로 구매하는 수요는 어느 정도 있겠지만, 소매가는 도매가보다 가격이 더 비싸지기 때문에 (상시 유통)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최근 이탈리아에선 대서양 연안에서 지중해로 유입된 푸른 꽃게가 이탈리아인이 즐겨 먹는 조개 등을 대량으로 먹어 치우며 관련 당국이 고심 중이다.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토주는 푸른 꽃게 퇴치를 위해 290만유로(약 42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푸른 꽃게를 포획하고 폐기하는 이들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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