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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긴급후송 되자 "때 놓쳤다"…與 일각선 이균용 걱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과 병원 후송,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등 여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자 여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1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극과 극으로 대치하면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국민은 볼 것”이라며 “야당이 아무리 떼를 쓰더라도 뒤로는 이 대표를 찾아가 단식중단과 국회 정상화를 위해 대화를 시도했어야 했다. 지도부가 실기(失期)했다”고 지적했다. 여권 관계자도 “이 대표가 병원으로 후송되면서 민주당에선 격앙된 분위기가 세졌고, 이제는 찾아가도 냉대만 받는 상황이 됐다”며 “저들이 반기지 않더라도 미리 찾아갔다면 정국이 지금처럼 꽁꽁 얼어붙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여권 지도부는 단식 중인 이 대표를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김기현 대표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구두로 단식 중단을 요청하고 16일 페이스북에 한 차례 더 요청한 정도다. “이 대표 단식의 목적이 모호하고 명분이 적어 찾아가도 논의할 거리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 대표가 긴급후송되고 야권이 강경투쟁 일변도로 바뀌자 “때를 놓쳤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윤재옥 원내대표(왼쪽)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윤재옥 원내대표(왼쪽)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19~20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권의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법원장 임명엔 국회 동의가 필수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동의로 통과된다.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은 25일로 전망되는데 현재와 같은 강대강 대치가 이어진다면 부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은 좌편향된 ‘김명수 대법원’을 쇄신하려는 의도였는데, 자칫 사법개혁의 첫 단추부터 흔들리게 됐다”고 했다.

또한 곧 치러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신원식 국방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역시 여권으로선 부담스럽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지도부는 현재 이 대표 방문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방문할 계획이 있나’는 질문에 “오늘은 이 대표를 만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여당이 기대는 건 역풍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여태 거대야당이 계속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았는데, 큰 하자가 없는 이균용 후보자마저 보복성으로 부결시킨다면 국민적 반감을 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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