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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누워 20㎞ 이동…이재명 실려간 '녹색병원' 어떤 곳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9일째인 18일 오전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그가 다시 옮겨간 곳은 찻길로 20㎞ 떨어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이 대표가 위급 상황에서 다양한 대처가 가능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병원으로 굳이 옮긴 이유는 뭘까.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렇게 답했다  “녹색병원에 단식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들이 있다고 한다. 치료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 있다고 해서 그쪽에서 치료를 이어가기로 했다”

단식 투쟁 19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에서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단식 투쟁 19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에서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녹색병원은 원진직업병관리재단(원진재단)의 부설기관이다. 1980~90년대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중독 환자들의 직업병 인정 투쟁의 결실로 만들어진 병원이다. 2003년 9월 서울시 중랑구 면목3·8동에 지하2층, 지상6층, 400병상 규모의 첨단시설을 갖추고 진료를 시작했다. 설립 20년째를 맞이한 지금은 21개 진료과목을 갖추고 있다. 보통 병원에서 찾아보기 힘든 직업병·환경성질환센터가 눈에 띈다. 30여 명의 전문의 중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가 5명이다.

임상혁 원장은 “산재노동자의 투쟁으로 만들어진 병원”이라며“힘없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에게 평등한 의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이라는 녹색병원의 비전을 설명했다.

임 원장은 이재명 대표와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이 대표가 관여한 산업재해 예방 노동계 및 전문가 간담회, 싱크탱크인 노동정책자문위원회, 청소·경비 등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 토론회, 전태일 토크콘서트 등에 참여했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이 대표가 당시 조직위원장을 맡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녹색병원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병상에서도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민주당과 이 대표는 이런 배경 때문에 녹색병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종합병원보다는 신뢰 관계가 돈독한 중견병원이 ‘진지’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

단식 19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단식 19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실제 단식 투쟁을 벌였던 야권의 정치인 여럿이 곳에서 치료받았다.

지난 7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면서 단식농성했던 우원식 민주당 의원, 지난 2021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23일 단식했던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녹색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서울 대한문 앞 노상에서 단식 농성을 했던 고(故) 노회찬 전 의원, 심상정 정의당 상임고문도 녹색병원에서 기력을 되찾았다. 작년 안전운임제 지속 입법 촉구를 위해 18일 단식 농성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이봉주 위원장,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방지를 요구하며 6일 단식했던 진경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도 역시 이 병원을 이용했다.

녹색병원 발전위원회에는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 대표인 송경용 성공회 신부,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이 공동위원장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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