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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강승호 "최초 기록 세워 기분 좋다"

중앙일보

입력

1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뒤 기념구를 받은 두산 강승호. 광주=김효경 기자

1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뒤 기념구를 받은 두산 강승호. 광주=김효경 기자

기념구가 어딨는지 하나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엔 소중히 모아둘 생각이다. 힛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을 작성한 두산 베어스 강승호(29) 이야기다.

강승호는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홈런, 3루타, 2루타, 단타를 차례로 때려내 사이클링 히트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30번째, 두산 선수로는 6번째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낸 강승호는 1-1로 맞선 3회 KIA 선발 윤영철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어 가장 어려운 3루타를 세 번째 타석에서 만들었다. 5회 초 1사 1·3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때려냈다. 4-5로 따라붙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7회 1사에서는 임기영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렸다.

9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선 강승호는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정해영의 몸에 맞으면서 내야 안타로 기록됐다. 강승호는 "(기록이 걸린 걸)알고 있었는데,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로하스가 1루에 있었기 때문에 장타를 생각했다. 점수 차가 났다면 많이 생각했을텐데, 단타보다는 장타를 노렸다. 장타였다면 무조건 뛰었을 거다. 상대가 KIA이고, 중요한 순위경쟁 중이니까"라고 말했다.

홈런-3루타-2루타-단타 순서로 기록을 달성한 리버스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는 강승호가 최초다. 강승호는 "최초 기록을 세운 건 기분 좋다. 더 좋은 기록, 많은 기록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뒤 양석환과 로하스를 비롯한 두산 동료들은 강승호에게 물 세례를 했다. 강승호는 "처음인데 좋고, 짜릿하다"고 웃었다.

15일 광주 기아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두산 강승호. 사진 두산 베어스

15일 광주 기아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두산 강승호. 사진 두산 베어스

4타수 4안타 1볼넷 3타점 3득점. 쉽지 않은 기록을 달성하며 8-6 승리까지 기여했다. 하지만 강승호는 마냥 기쁘지만 않았다. 강승호는 "만루홈런이 더 기분 좋은 것 같다. 홈런과 3루타를 치긴 했지만, 수비에서 준 점수가 있어서 불편한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두산은 전날 허경민의 끝내기 안타로 이기는 등 이틀 연속 9회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5연승을 거두면서 4위 SSG 랜더스에는 0.5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5위 KIA 타이거즈와는 승차가 없다. 무서운 팀의 기세에 대해 강승호는 "경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역전당했을 때도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었다. 선수 모두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9위였고, 힘든 경기를 하고 있지만 순위 싸움 자체가 재밌다. 다른 경기에 비해 순위싸움 중인 팀과 싸우면 긴장이 배가 되지만 재밌다"고 덧붙였다.

두산 선수단은 강승호에게 기념구를 선물했다. 강승호는 "평소 잘 모아두는 스타일은 아니다. 챙겨주셨으니까 잘 보관하겠다. 초등학교 이후엔 모아둔 게 없다. 첫 안타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받긴 받았는데... 이건 와이프에게 잘 갖다주겠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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