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포에 싹트는 「민족 종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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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국동포들은 최근 들어 활발해지고 있는 국내 각 종교단체들의 포교활동으로 하여 차츰 신앙생활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이들은 특히 민족문화·전통을 잘 유지하면서「민족심」이 높아 민족종교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개월 전부터 증산도에 입도하여 포교사가 되기 위해 교리를 배우고 있는 중국동포 김동섭씨(40·흑룡강성 모란강시 서사도로l00호)를 만나 동포들의 종교실태와 민족종교의 현황을 알아본다.
-우리동포들의 종교생활실태는 어떠한가.
▲전체 한인중 종교인은 아직 1%도 안될 것이다. 도시지역에서 조금 많은 편이다. 개신교에서 포교활동을 활발히 하는 편이고 물질적으로도 도움을 준다. 노년층의 신자가 많다.
-신앙의 자유에 제한은 없는가.
▲문화대혁명 때 종교는 말살되었다. 그 뒤 80년대에 와서 종교가 되살아났다. 중국헌법 1백52조는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일증산도·대종교 등 민족종교는 어느 정도 알려지고 있는가.
▲아직은 미미하다. 과거 만주 지역에는 이들 종교가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광복이후 45년 가까이 지나면서 신자가 거의 없어졌다. 심양에서 조선교를 믿었다는 노인 한 분을 만났는데 민족 종교를 신앙했던 사람으로 보였다.
부모가 증산도·대종교신자였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민족종교의 포교 가능성은.
▲중국의 동포들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보다 민족에 대한 관념이 더 뚜렷하다. 농촌에 가면 예절·풍습이 옛날그대로다. 무슨 일에서든지 한국임이라는 생각이 강한데 우려는 그것을 민족심이라고 부른다. 이들에게 민족종교·사상을 전하면 쉽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
-민족종교에 대한 서적들을 자주 접할 수 있는가.
▲85년께부터 증산도의 서적이 도서관이나 여행자들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했다.
『증산도의 진리』『한민족과 증산도』『이것이 개벽이다』등의 책이었는데 우리역사와 사상을 담고 있어 젊은 층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동포들이 우리역사를 잘 알고 있는가.
▲공식적으로 교육방을 기회는 드물다.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연변교육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우리역사에 관한 책을 사서 읽고 있다.
일증산도에 입도 하게 된 동기는.
▲종교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증산도서적을 접하게됐다. 심양전역전자연구소 부소장으로 무역 사무 처리를 위해 왔다가 증산도장을 찾게 됐다. 민족의 혼을 찾는 종교여서 서양종교보다 더 끌리는 것을 느꼈다.
-현재 중국에서의 증산도 등 민족종교 현황은.
▲대종교가 천제를 올리는 등 몇 가지 종교행사를 하면서 옛 뿌리를 확인하고 있다. 증산도의 경우 최근 몇 달 사이 5백여명이 입도하고 있다. 또 나를 포함하여 10여명이 포교사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민족종교는 아직 최소한의 조직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내년말까지 몇차례 입국하여 교리·의식을 익혀 최초의 증산도 포교사가 되면 연길에 도장을 열어 포교에 나설 희망을 갖고 있다.<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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