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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섬광 '번쩍'하더니…수천명 숨진 모로코 강진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모로코 강진 당시 포착된 푸른 섬광. 사진 엑스(트위터) 캡처

모로코 강진 당시 포착된 푸른 섬광. 사진 엑스(트위터) 캡처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강진이 발생하기 직전 하늘에서 의문의 빛이 번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방송은 13일 이런 '지진광'(earthquake lights·EQL) 현상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오랜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최근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EQL은 정해진 형태 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관측된다. 번갯불이나 극지 오로라와 비슷한 형태일 때도 있지만 공중에서 빛을 내며 떠다니는 물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은 불꽃이 지표면을 따라 움직이거나 커다란 불꽃이 땅에서 피어오르는 형태로 포착될 때도 있다. 빛의 색깔도 다양하고 여러 차례 반복해 반짝이기도 하며 길게는 몇 분 동안 유지된다.

이번 모로코 지진 당일 촬영된 영상에서는 푸른 빛의 섬광이 지평선 바로 위에서 반짝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지구물리학자 존 데어의 연구팀은 지난 2014년 이런 지진광이 어느 시점에 어떤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1600년대 이후 지진광이 보고된 미국과 유럽 지역 지진 65건 가운데 80%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었다. 이들 지진의 상당수는 지각판이 맞닿는 경계보다는 지각판 안에서 발생했다고도 분석했다.

또 발광 현상은 주로 지진 직전에나 지진 도중 관찰됐다. 진앙에서 600㎞ 떨어진 곳에서도 빛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고지대 사이에 낀 계곡 인근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소셜미디어에 떠도는 모로코 지진 '의문의 빛'. 사진 엑스 캡처

소셜미디어에 떠도는 모로코 지진 '의문의 빛'. 사진 엑스 캡처

지진광이 나타나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새너제이대 겸임교수 프리드만 프룬드는 암석 결정의 특정 결함이나 불순물에 기계적 응력이 가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추측했다. 지진 발생 직전 지체응력(tectonic stress)이 수천㎦ 암석에 작용하면서 배터리를 켜듯 초당 200m의 전하를 생성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학자들은 암석 파쇄와 라돈 방출로 생성되는 정전기가 지진광으로 이어진다는 견해를 편다. 지진으로 인해 송전선에서 전기 아크가 발생한 것이 착각을 불러일으켰다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빛과 지진의 연관성 자체를 부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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