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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처럼 댐 터졌다" 처참한 리비아, 사망자 2만명 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를 열대성 저기압 ‘대니얼’이 휩쓸고 지나가며 한 도시에서만 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리비아 동부 도시 데르나의 압둘메남 알가이티 시장은 알아라비야TV와 인터뷰에서 “홍수로 인한 데르나의 구역별 피해 상황을 봤을 때 주민 사망자 수가 1만8000명에서 2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발생한 홍수로 폐허가 된 리비아 동부 해안도시 데르나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10일 발생한 홍수로 폐허가 된 리비아 동부 해안도시 데르나의 모습. AP=연합뉴스

데르나는 지중해와 접한 해안 도시인 탓에 지난 10일 폭풍우를 직격으로 맞았다. 특히 1970년대 지어진 댐 두 곳이 붕괴하며 도시의 20% 이상이 물살에 휩쓸리는 등 피해가 더 커졌다. 데르나의 주민 후다이파 알하사디는 현지 언론에 “최대 400m 깊이인 댐이 터져 물이 원자폭탄처럼 터져 나왔고, 다리와 집들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댐이 늦은 밤 무너지면서 잠을 자던 가족 등이 대비할 시간도 없이 물에 휩쓸렸다.

실제 사망자가 2만명까지 치솟을 경우 인구 약 12만명의 데르나 주민 6명 중 1명이 사망하는 셈이다.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두 장의 위성 사진에 지난 7월 1일 리비아 데르나 해안 도로(사진 위)와 홍수 피해가 발생한 9월 13일의 모습이 보인다. AP=뉴시스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두 장의 위성 사진에 지난 7월 1일 리비아 데르나 해안 도로(사진 위)와 홍수 피해가 발생한 9월 13일의 모습이 보인다. AP=뉴시스

여전히 데르나의 거리에는 온통 진흙이 덮여 있고, 뿌리가 뽑힌 나무와 뒤집힌 차량 등이 널려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시신 등도 보관할 장소가 없어 도시 곳곳에 방치된 상황이다. 주민들은 사라진 가족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다. 아내와 다섯 자녀를 찾고 있다는 우사마 알후사디는 “모든 병원과 학교에 가봤지만 찾지 못했다”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흘렸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데르나에서 최소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수인성 질병 창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재까지 리비아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는 6000여명이다. 그러나 바다로 떠내려간 희생자가 많은 데다 지방 행정당국의 무능까지 겹치며 정확한 사망자 수 집계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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