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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비판 내용인데 中서 흥행돌풍 '이 영화', 무슨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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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연출, 킬리언 머피 주연의 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사진 네이버, 다음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 연출, 킬리언 머피 주연의 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사진 네이버, 다음 영화

제2차 세계대전 때 있었던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에 대해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가 중국에서 개봉한 지 열흘 만에 박스오피스 집계 3억 위안(4110만 달러)을 벌어 들이면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에 대해 조명한 영화다. 그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원자폭탄 발명, 그리고 원자폭탄으로 인한 명과 암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중국의 온라인 평점 사이트인 '더우반'에서 40만개가 넘는 리뷰와 함께 10점 만점에 8.8점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오펜하이머는 영화 전반에서 1950년부터 1954년까지 미국을 휩쓴 공산주의자 색출 열풍, 이른바 '매카시즘'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극중 주인공 오펜하이머는 과거 공산주의자들과 교류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는다. 그런데도 중국 내에서 오펜하이머가 크게 흥행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매체는 평가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오펜하이머의 중국 흥행은 최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놓고 중국 내에서 반일 감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해석했다. 영화에서 미국이 2차 대전을 끝내기 위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뤄지는데, 이런 내용이 중국에서의 영화 흥행 돌풍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매체는 "게다가 아이러니하게도 오펜하이머가 중국에서 개봉한 8월 22일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8월 24일부터 공식적으로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밝힌 날"이라고 짚었다. 중국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8월 24일, 모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지했다.

매체는 이어 "원전 피해로 많은 고통을 겪은 일본이 전 세계를 예측할 수 없는 핵 방사능의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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