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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선발승 심재민 "퀄리티 스타트도 해보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13일 광주 KIA전에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롯데 좌완 심재민. 연합뉴스

13일 광주 KIA전에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롯데 좌완 심재민.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좌완 심재민(29)이 데뷔 10년 만에 첫 선발승을 거뒀다. 오랜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롯데는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3-1, 6회 강우 콜드 게임 승리를 거뒀다.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한 롯데 선발 심재민은 시즌 2승을 거뒀다. 2014년 프로 데뷔한 심재민은 316경기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2014년 KT에 입단한 심재민은 지난 5월 내야수 이호연과 트레이드됐다. 이후 불펜투수로 등판하다 지난달 17일 SSG 랜더스전에서 처음 선발로 나왔다.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5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했다. 그리고 두 경기 연속 호투와 함께 선발승까지 챙겼다.

경기 뒤 만난 심재민은 "매 경기 나갈 때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려고 생각했다. 유리하게 상대하려고 했다. 투구수는 생각하지 않았다. 타자가 치게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스트라이크 존 깊숙히 던지기보다는 넓게 보고 던졌다"고 호투 비결을 밝혔다. 이어 "선발로 나갈 때마다 승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2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한 심재민은 "선발승도 좋지만, 길게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불펜투수를 해봤기 때문에 내가 빨리 무너지면 구원투수들이 힘든 걸 알아서 길게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했지만 마음 속엔 선발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심재민은 "KT에 있을 때부터 캠프에선 선발 연습도 많이 했다. 기회를 못 받아서 생각만 하고 있었다"고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심재민은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그는 "KIA 타자들이 직구에 반응이 좋아서 경기 전에 변화구를 많이 생각하고 들어갔다"고 했다.

트레이드 상대인 이호연은 KT에서 빠르게 자리잡았다. 심재민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그는 "초반에 2군에 있을 때, 호연이 플레이나 기사가 보이더라. 조바심도 났고, 뭔가를 보여줘야 된다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이적 당시 몸 상태가 좋진 않았다. 심재민은 "러닝 위주로 많이 했고, 체중 관리 및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신경썼다. 성격이 급해서 빨리 올라가고 싶었다"고 했다.

13일 광주 KIA전에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롯데 좌완 심재민. 연합뉴스

13일 광주 KIA전에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롯데 좌완 심재민. 연합뉴스

롯데는 선발투수 박세웅과 나균안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다. 2주 가량은 둘 없이 마운드를 운용해야 한다. 경기 간격이 넓긴 하지만, 대체 선발투수가 분명히 필요하다. 현재로선 가장 앞서 있는 선수가 심재민이다. 심재민은 "야구를 하면서 뭘 하고 싶다고 해서 잘 된 게 하나도 없지만, 선발로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재민은 "불펜투수를 오래 해왔는데, 한 경기 잘 던졌다고 선발이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현욱 투수코치님이 이닝, 구속, 변화구 타이밍, 로케이션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특히 '운동을 더 많이 하라'고 하신다"며 웃었다. 다음 목표도 이미 정해졌다. 심재민은 "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 4회부터 '한 이닝씩만 던지자'고 생각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선발 투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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