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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정상회담 질문 받자 中 외교부 “북·러 사이의 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장궈칭(왼쪽)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크렘린궁 홈페이지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장궈칭(왼쪽)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크렘린궁 홈페이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 회담을 앞둔 12일 중국 외교부는 관련 질문에 밝힐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례적인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자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에 관한 일은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스케줄(安排·안배)”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향후 몇 달 안에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제공할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북·러 정상회담 관련 질문이 두차례 이어졌지만 마오 대변인은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대신 북중 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중·북 관계 발전은 양호하다”며 “양국 각 영역의 교류 협력을 심화하고 양국 관계가 끊임없이 더 큰 발전을 이루도록 추동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매체도 북·러의 공식 발표만 논평 없이 전하며 관망하는 입장을 견지했다. 앞서 중국중앙방송(CC-TV) 국제채널은 11일 오후 크렘린 궁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해 양국 정상이 곧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짧게 보도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1일 북·러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하면서 프랑스 AFP를 인용해 “김정은·푸틴 회담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기를 바라는 러시아의 ‘온화한 외교적 협박’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의 관망하는 듯한 태도에 북·러 밀착에 예민해진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제스처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 네티즌은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12일 오후까지 해시태그 ‘#김정은 러시아 방문’이 7100만 뷰를 기록하며 이날 검색 순위 12위에 올랐다. 한 네티즌은 이날 오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1호 열차의 평양 출발 뉴스 댓글에 “김여정 동무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장궈칭(張國慶)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을 갖고 올해 안에 중·러 무역 20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8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서 가진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시진핑 주석에게 안부 인사를 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크렘린 궁이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 “해마다 3분의 1의 무역액을 추가했다”며 “올해 전 7개월 동안 무역액이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훨씬 더 많은 24% 증가해 1200억 달러에 달했다. 시진핑 주석과 내가 제시한 무역액 2000억 달러 임무는 머지않은 장래에 올해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러 무역액은 전년보다 36.5% 증가한 134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2년 양국 무역액은 190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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