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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은 거의 절반값…추석 차례상, 작년보다 저렴해진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추석엔 1만4933원에 판매했던 대형마트 소고기 가격이 올해 1만288원으로 저렴해졌다. [뉴스1]

지난해 추석엔 1만4933원에 판매했던 대형마트 소고기 가격이 올해 1만288원으로 저렴해졌다. [뉴스1]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지난해보다 2.4~8.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보단 전통시장에서 제수품을 사는 것이 15% 정도 쌌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12일 올해 서울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을 조사·발표했다. 서울 시내 16개 전통시장과 8개 대형마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직영하는 가락몰(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가격을 비교한 결과다.

전통시장 24만원 vs 대형마트 28만원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품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품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이번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물가는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올해 전통시장서 차례상 차림을 준비하면 6~7인 가족 기준 평균 23만7381원이 필요했다. 지난해 추석 대비 2.4% 저렴한 가격이다.

대형마트에서 제수품을 사면 평균 28만581원이 든다. 역시 지난해 추석 대비 8.7%가량 하락한 수치다. 이에 대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김승로 데이터전략팀장은 “지난해에는 올해보다 19일이나 이른 추석(9월 9~11일)이 찾아오면서 성수품 물량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올해는 추석도 늦고 성수품 가격도 안정되면서 차례상 차림 비용이 저렴해졌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품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전통시장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품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특히 대형마트에서 가격 하락 폭이 큰 제품이 많았다. 지난해 대형마트에서 1만6573원에 팔렸던 송편(1㎏)은 올해 9713원으로 41.4%나 하락했다. 이는 전통시장(1만2000원→1만1125원)보다 더 낮은 가격이다.

소고기 가격도 꽤 저렴해졌다. 지난해 추석엔 1만4933원에 판매했던 대형마트 소고기 값(산적용·200g 기준)은 올해 1만288원으로 31.1% 저렴하다. 지난해 대비 전통시장 소고기 가격은 하락 폭(6.8%)이 작지만 대형마트보다는 저렴했다(1만690원→9959원).

여기에 비플제로페이에서 30% 할인하는 공공모바일상품권을 활용해 전통시장을 이용한다면, 지난해 추석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승로 팀장은 “소고기는 사육두수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데, 올해 추석 명절에 맞춰서 출하하는 소고기 물량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돼지고기는 전통시장, 송편은 마트가 저렴

지난해 대비 올해 저렴해진 품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지난해 대비 올해 저렴해진 품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반면 이번 추석에 오징어는 ‘금징어’다. 대형마트·전통시장을 막론하고 2마리 기준 지난해 가격(6810원~8106원) 대비 올해(9521원~1만705원) 32.1~39.8% 올랐다. 돼지고기·두부·약과도 지난해 대비 올해 오른 품목이다.

만약 돼지고기를 산다면 전통시장에서 사는 게 낫다. 전통시장 평균 판매가(2670원·200g 기준)가 대형마트(4408원)보다 39.4%나 저렴해서다. 또 도라지·고사리·다시마도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송편은 전통시장 대비 대형마트가 10% 이상 저렴했다. 사진은 부산적십자회관 희망나눔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원들이 만든 송편. 부산=송봉근 기자

송편은 전통시장 대비 대형마트가 10% 이상 저렴했다. 사진은 부산적십자회관 희망나눔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원들이 만든 송편. 부산=송봉근 기자

반대로 송편과 식혜는 전통시장 대비 대형마트가 10% 이상 저렴했다. 무·청주·밀가루 역시 대형마트가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한편 정부가 도입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본래 취지와 무관하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활성화에 영향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지향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영등포4)이 서울연구원에 의뢰해 발표한 ‘서울의 온·오프라인 소비지출 변화’ 보고서에서다.

정부는 전통시장 활성화 위해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도입했다. 서울시의회·서울연구원이 5년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2·4주 일요일) 서울 시민 카드 소비 패턴 분석해보니, 대형마트 지출은 감소했지만, 전통시장 지출은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주중 온라인 지출이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지향 의원은 “대형마트 규제의 목표는 골목상권·전통시장 활성화였지만, 현실은 온라인마트·온라인쇼핑몰 등 이커머스 시장 확장으로 귀결했다는 것이 이번 연구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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