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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 국제 왕따 북한에 무기 구걸…제재 주저하지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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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 AP=연합뉴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 AP=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 거래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 미국은 신속한 추가 제재 방침을 밝히며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된 중앙일보의 서면 질의에 “우리는 공개적으로 경고했듯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기간 동안 북ㆍ러 간 무기 (거래)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ㆍ판매하지 않겠다고 한 공개적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된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추가 제재 방침을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번 회담 결과를 매우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가 벌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을 해온 단체들에 대해 적극적인 제제를 시행해 왔고, 적절한 경우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4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4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밀러 대변인은 특히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구걸’하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그는 “러시아 제국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꿈을 갖고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시작했지만 그 희망과 기대는 실패했다. 김정은에게 군사적 지원을 구걸하기 위해 자국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지금의 모습만큼 실패를 보여주는 더 좋은 증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밀러 대변인은 ‘구걸’이란 표현을 쓴 이유를 묻는 말에 “개전 한 달 만에 이길 것으로 예상한 전쟁에서 국제사회 왕따(pariah)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자국 영토를 가로질러 움직이는 것은 도움을 구걸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답했다.

미 국방부의 팻 라이더 대변인은 “북ㆍ러 회담의 세부 내용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형태의 탄약이나 물자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상당량 및 다종의 탄약 제공이 결정될 거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정 박 미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부대표는 이날 워싱턴 DC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ㆍ미 동맹 70주년 기념 포럼에서 “(이번 북ㆍ러 정상회담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상당한 양의 여러 종류의 군수품을 받는 무기 이전 관계를 마무리하기 위한 일련의 대화의 최종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거래에는 러시아 방위산업의 기반이 될 원자재를 (북한이)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부대표는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이러한 도발과 안보리 무시 행위에 대해 단합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을 포함한 역내 도발은 한ㆍ미 결의를 더욱 강화해 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북ㆍ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우크라이나전을 벌이며 재래식 무기가 거의 바닥난 러시아에 포탄, 대전차 유도 미사일 등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식량ㆍ에너지 지원과 함께 위성ㆍ핵추진잠수함ㆍ탄도미사일 등 기술 전수를 요청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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