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소식을 주민에게 알리며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김정은 동지가 로씨야(러시아) 연방을 방문하시기 위해 지난 10일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하시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덕훈 내각총리를 비롯한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지도간부들이 김 총비서를 환송했다고 전하며 김 총비서가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을 떠나는 모습도 공개했다.
아울러 ‘환송군중’이 기차역에 나왔다고 전하며 일반 주민들도 김 총비서의 해외 순방을 환송했음을 시사했다.
신문은 이들이 “김정은 동지의 안녕과 해외 방문 성과를 축원”했으며 김 총비서는 “수도 시민들과 온 나라 전체 인민들의 평안과 사업 성과를 축원하며 뜨거운 인사를 삼가 전했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며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주요 간부들이 수행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수행단에는 최선희 외무상과 이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오수용·박태성 당 비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북러 간에 불법적인 무기거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의 군부 실세들이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은 전날인 11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러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이튿날에 신문을 통해서도 이를 보도하며 주민들에게도 북러 정상회담 소식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러시아로 출발하면서 이동 수단인 전용열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용열차는 김 위원장의 ‘움직이는 집무실’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통신 장비와 최고지도자 보호를 위한 방탄 기능과 박격포 등 무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외국을 방문할 때 주로 전용열차를 이용했는데 북한의 항공기가 노후해 열차가 더 안전하고 편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푸틴 대통령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날 때도 약 1200km의 거리를 열차로 이동했다.
북한 선로 상태가 좋지 않아 시속 60km 정도로밖에 못 달리는 데다 북한과 러시아의 레일 간격이 달라 중간에 열차 바퀴를 바꿔야 하는 탓에 거의 하루가 걸렸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 갈 때도 장장 60시간을 열차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3일~14일쯤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은 지난 2019년 4월 이후 4년 5개월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