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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리미엄폰·AI챗봇 반격에…희비 갈린 애플·마이크로소프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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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국·중국의 갈등에 세계 시가총액 1, 2위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2주간 중국 빅테크는 차례로 포효했다. 지난 7일 텐센트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훈위안’을 공개하고, 이미지 생성과 문구 작성 등 기업용 AI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바이두와 센스타임, 바이트댄스가 각각 자사의 AI 챗봇인 ‘어니봇’ ‘센스챗’ ‘두오바오’를 일반에 공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화웨이는 5세대(G) 이동통신 칩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발표했는데, 이 기기는 중국 SMIC의 7나노미터(㎚) 칩을 탑재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중국이 최신 기술의 스마트폰과 AI 챗봇을 동시에 내놓자, 미국 빅테크 기업이 받는 영향은 주력 사업에 따라 나뉘었다.

초거대 AI 선두기업인 MS와 구글은 바이두·텐센트·센스타임 등의 연이은 ‘대(對) 챗GPT 선전포고’에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MS가 투자하고 오픈AI가 서비스하는 챗GPT는 중국에서 공식 출시하지 않았기에, 중국산 AI 챗봇이 나온다고 기존 시장을 잠식할 우려는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AI는 ‘언어·문화 국경’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블룸버그·AFP통신 등 외신이 테스트해 보니, 어니봇은 대만, 톈안먼 시위, 위구르족 강제수용소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지난달 15일 중국에서 발효된 ‘생성형 AI 산업 관리 임시규정’은 ‘중국에서 제공되는 AI 서비스는 중국의 사회주의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반면, 애플은 중국에 직격타를 맞았다. 화웨이 프리미엄폰의 등장에 더해 지난주 중국 공산당이 공무원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애플 주가는 거래일 3일 만에 6% 하락했다. 애플은 최신 기종 아이폰15 시리즈를 오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할 전망인데, 애플 매출의 19%에 달하는 중국 시장을 화웨이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애플·중국의 상호 의존 관계가 어떻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애플은 신작 아이폰15를 중국 외에 대만과 인도에서도 생산하며, 생산 기지를 분산하고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중국 뿌리내리기’는 팀 쿡 CEO의 정책이기에 수년 내 끊어지기는 쉽지 않다”며 “쿡 CEO가 그간 중국 고위층을 정기적으로 만나온 만큼, 이번에도 중국 정부와 막후 소통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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